[단독] ‘라임 로비’ 의혹 이상호 “‘친노’ 김갑수 소개로 김봉현 만나”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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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봉현 회장으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 받는 이상호 민주당 부산 사하을 후보
“김봉현 회장이 준 내부정보로 동생 주식 투자했다 손해”
“2~3차례 만나는 과정에서 향응 접대 받았다” 인정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사하을 후보 ⓒ시사저널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사하을 후보 ⓒ시사저널

라임 게이트와 관련해 21대 총선에 출마했던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후보 이름이 거명된 것은 3월20일 무렵이다. 한 언론사는 라임자산운용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4월23일 검거)의 사업파트너 A씨의 말을 인용해 “이 후보가 김 회장으로부터 20억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기사가 나간 뒤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면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김 전 회장이 '지나가는 길에 사무실 구경도 하고 차 한잔할 수 있느냐'고 해서 '그러라'고 했을 뿐”이라며 수뢰 사실을 부인했다.

시사저널은 이후 취재 과정에서 이 후보와 관련된 좀 더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했고, 이 후보에게 확인을 요구했다. 

김봉현 회장과 언제 어떻게 만났나.

“2018년 3월 평소 잘 알고 지낸 동생인 김갑수(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를 통해 만났다. 그 친구와는 20년 지기다. 어느 날 전화를 걸어와 ‘밥 한그릇하자. 뭐 그리 바쁘냐’고 해서 만난 것뿐이다.”

김 전 대표는 당시 김 회장을 어떻게 소개했나.

“아주 괜찮은 친구가 있어 소개해주려 하는데 같이 가도 되겠냐고 물어봤다.”

그 이후에도 김 회장을 만났나.

“두 세 차례 정도 만났다. 이후 그 친구(김갑수 전 대표)가 노래 한 곡 하러가자고 해서 따라 갔다.”

김봉현 회장과 이후 따로 만난 적은 없나.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수차례 만났다. 동생 주식에 피해가 생기면서부터 많이 봤다.”

이 후보가 감사로 있던 전문건설공제조합 사무실에서도 만났다고 들었다.

“주식 피해가 나기 전이다. 그러고 나서 연락이 뜸하다 몇 개월이 지난 2018년 6~7월 경 사무실로 찾아왔다. 그 때 주식피해가 생겼다.”

주식피해는 어떻게 생긴 것인가.

“(김 회장이) 처음에 (자신의 회사) CB(전환사채)에 1억원 정도를 투자하면 괜찮을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동생과 상의했는데 ‘우리가 모르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당시 동생이 주식(투자)을 좀 하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인터불스(스타모빌리티 전신) 주식을 1억원 어치 샀다더라.”

형과 상의 없이 혼자 투자를 결정했다는 건가.

“동생이 사도 되냐고 묻길래 ‘네가 잘 판단하라’고 했다.”

그 이후 주식이 떨어지면서 김 회장 쪽에 항의를 했다던데.

“김 회장이 ‘주식은 빠질 수 있다’고 하더라. 당시 동생은 (손해 봤다고) 팔짝팔짝 뛰었다. 2018년 가을 무렵에 일어난 일이다. 김 회장이 ‘물을 타라’(저가에 주식을 매입해 손실을 만회하는 것을 지칭)고 했다.”

동생이 지인 돈 까지 빌려 투자했다던데.

“가을 정도 지나 동생이 전화를 걸아와 손해 봤다고 난리쳤다. 내가 그런 이야기(인터불스 주가 관련 정보)를 해서 투자한 거라고 말이다.”

동생의 피해금액은 얼마인가.

“수억원이라고 들었다.”

다시 전화를 거니 김 회장이 뭐라고 했나.

“그때부터 내 전화를 안받더라. 어렵게 연결됐는데 김 회장은 그때도 ‘걱정마라, 주식은 빠질 때도 있고, 오를 때도 있다. 무조건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한테 전화해 공인인증서 등을 넘기라고 했다고 들었다. ‘주식론을 받으면 자기들이 알아서 투자할 테니 맡겨라’라고 했다.”

지금 손해액이 얼마인가

“전문건설공제조합 퇴직금 1억원에 마이너스통장으로 5000만원을 대출받아서 동생에게 줬다. 나는 그 돈으로 주변에서 빌린 돈을 갚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나.

“이번에 알아보니, 그 돈까지 또 집어넣었다더라.”

김 회장측은 이 후보가 투자한 돈이라고 말한다는데.

“아니다. 동생 돈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김 회장측은 1억5000만원가량을 손실보전금 명목으로 돌려줬다고 주장한다.

“100% 거짓말이다. 동생에게 듣기론 주식론을 한다고 (통장을) 가져가서 반대매매가 들어오자 돈을 넣었다고 했다더라.” (인터뷰가 끝난 뒤 이 후보는 “나중에 알아보니 김 회장이 손실보전 명목으로 3000만원을 보내왔다더라. 동생은 이를 회사공금으로 귀속시키고 자금 출납대장에 ‘빌린 돈’이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4월2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금감원) 앞에서 라임사태 피해자들이 모여 대신증권 검찰 고발 및 양홍석 사장 퇴출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4월2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금감원) 앞에서 라임사태 피해자들이 모여 대신증권 검찰 고발 및 양홍석 사장 퇴출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스트라이커 캐피탈이 칸서스자산운용을 인수하려고 이 후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사무실에 왔길래, 담당팀장을 한번 만나보라고 했을 뿐이다. 나중 담당팀장이 우리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길래. ‘그러면 정중하게 이야기(추진 불가) 하라’고 했다.”

김 회장이 그 자리에서 뭐라고 하던가.

“우리 회사(전문건설공제조합)에 대해서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더라. 진짜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 칸서스자산운용 이름도 듣지 못했다.”

양말 구매는 뭔가.

“알아보니 약 1800만원 어치 양말을 샀다고 하더라. 1200세트 정도 된다.”

부탁한 시점은 언제인가.

“2018년 추석을 앞두고다.”

그때는 주식 투자로 손해 본 사실을 알았던 때 아닌가.

“그건 아니다. 버스회사(수원여객)를 안다고 하길래 ‘명절에 직원들에게 선물 안하냐. 직원들에게 양말 선물 좀 하라’고 했다. 명절 때 직원들에게 줄 선물 사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당시는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 재직시절 아닌가.

“…”

주변 정치인에게 김 회장을 소개시켜준 적이 있나.

“없다. 맹세코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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