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전 통합당 공관위 부위원장 “김무성 광주 카드 무산, 너무 아쉽다”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7 11: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대 총선에 대한 아쉬움 표현…“나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갈래”
이석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이 3월17일 오후 국회에서 공관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석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이 3월17일 오후 국회에서 공관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명박(MB) 정부에서 법제처장으로 활동한 이석연 전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연인’을 선언해 화제다. ‘법무법인 서울’ 소속 변호사인 이 부위원장은 지인들에게 카카오톡 문자를 보내 “이제 철저히 내 삶을 살 때가 온 것 같다. 나만의 삶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4‧15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미래통합당의 무리한 공천이 지적되는 가운데 이 부위원장이 돌연 자연인을 선언한 것을 놓고 정치권의 뒷말이 무성하다.

카카오톡 문자에서 그는 중국의 대표 시인 도연명의 글인 ‘귀거래사’를 인용했다. 도연명은 “세속이 나와는 어긋나는데 다시 나가 무엇을 더 얻으리오”라며 나이 40에 은퇴를 선언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 시를 빗대 “나는 무엇을 더 구하겠다고 허송대다가 60 중반이 넘어서야 귀거래사를 읊조리게 되었는가”라면서 “좀 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그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即時現今 更無時節)"라고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4월22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부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절망했다. 어쨌든 이젠 좌파가 절대권력을 가진 만큼 무한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부디 이 정권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명제가 맞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잘해라" 

공천 논란과 관련해 이 부위원장은 말을 아꼈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온 마당에 구차하게 변명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나 자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사심없이 했다는 점만은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물갈이가 된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무성 전 대표를 광주에 전략공청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아쉬움을 나타냈다. 3월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험지인 광주에 김 전 대표를 보내려 했지만, 막판에 황교안 전 대표가 반대하면서 무위에 그쳤다. 이 부위원장은 “김무성 광주 공천이 현실화됐다면 개혁공천의 바람이 불면서 이번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수 있었다”며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부위원장은 “당분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둘 생각이다. 다음은 그가 카카오톡 말미에 쓴 글귀다.

“30 여년 전인 1991년 10월 , 나는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세계법률가대회에 참석하고 일행과 함께 그리스의 크레타섬을 찾았습니다. 크놋소스 궁전 유적지를 답사하기에 앞서 불후의 명작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비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 나는 자유다

그가 생전에 직접 쓴 묘비명, 그당시 별 감흥없이 메모한 것이 이제야 절절히 다가옵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