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김은숙 작가에 대한 믿음으로 《더 킹》 선택했다”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5.02 14:00
  • 호수 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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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후 3년 만에 드라마 컴백
《더 킹: 영원의 군주》로 돌아온 배우 이민호

그게 참 그렇다. 이 낯 뜨거운 대사를 누가 이렇게 뻔뻔하게 칠 수 있을까. 이 손발 오그라드는 신을 누가 이렇게 능청스럽게 해낼 수 있을까. 물론 연기가 눈부시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이민호이기에 가능한 무드와 연기임은 확실하다. 김은숙 작가와 4차원스러운 상상을 현실로 구현시키는 배우, 바로 이민호다.

그가 3년 만에 드라마에 컴백했다. SBS 금토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평행세계’를 그린다. 악마에 맞서 차원의 문(門)을 닫으려는 이과(理科)형 대한제국 황제와 누군가의 삶·사람·사랑을 지키려는 문과(文科)형 대한민국 형사의 공조를 통해 차원이 다른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이민호는 2020년 대한제국 황제 이곤과 조정선수, 수학자를 겸하는 인물을 맡았다. 상대 배우는 김고은이다.

《더 킹》은 지난해 4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온 이민호의 군 제대 이후 첫 작품이기도 하다. 얼마나 고심하고 고심했을까. 그가 선택한 카드는 안전하지만 그래서 더 부담스러운 ‘김은숙’이었고, 《도깨비》 《미스터션샤인》 신드롬 이후 정통 로맨스로 돌아온 김 작가 역시 그 끝에 ‘이민호’라는 비장의 카드를 뽑았다. 뚜껑을 열자 기다렸듯이 다양한 반응들이다.

“도깨비·미스터션샤인을 다시 보는 느낌이다” “어쨌든 이민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오글거리는데 보게 된다” “김은숙스러운데 김은숙답지 않다” “김은숙 작가, 자기복제의 늪에 빠졌다” “신선한데 식상하다” “판타지 로맨스는 역시 김은숙이다” “김은숙의 한 방이 기다려진다” “이민호X우도환, 브로맨스는 역시 옳다” “역시나 설렘 가득하다” 등. 극과 극을 오가는 반응이지만, 어쨌든 시청률은 10%를 넘기고 있다. 극 초반임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수치다. 볼 것 천지인 OTT 월드 속에서도 채널을 멈추게 한다는 의미다. 《더 킹》의 주연배우 이민호와 김고은은 각각 《상속자들》과 《도깨비》 이후 김은숙 작가와 두 번째 만남이다. 김은숙X이민호X김고은이 잭팟을 터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SBS
ⓒSBS

공백기가 꽤 길었다. 어떤가.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공백기는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단점이나 장점을 돌이키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인간적으로 여유가 많이 생겼다. 일할 때나 사람을 만날 때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연기에도 도움이 많이 됐다. 오랜만의 컴백이라 걱정도 했지만 촬영장에 갔을 때 생각보다 낯설진 않았다. 포근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된다고 하니까 설렘과 떨림이 공존한다. 20년 차, 30년 차 배우 생활을 한다 해도 설렘과 떨림은 늘 공존할 것 같다.”

 

공백기를 지나면서 어느덧 30대가 됐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을 해야 한다. 이제는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간들에 대해 모니터도 많이 하고 좋은 것도 많이 찾아 보면서 고민을 했다. 30대가 된 만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곤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설명해 달라.

“대한제국의 3대 황제이고, 조정선수이자 수학자이기도 하다. 문무를 겸비한 완벽한 군주다. 대본을 읽고 수학, 물리학 책이나 물리학 강좌를 들어보기도 했는데 난해하고 어려웠다. 심플하게 생각했던 지점은 ‘이과형’이라 불리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명확한 답을 좋아하고 풀이하는 시간 동안 진중하다는 것이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인 것 같다. 그래서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선 답답할 수 있지만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이 있는 유형의 사람이다. 이곤이 그렇다.”

 

극 중 배경이 독특하다.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이다.

“배경이 되는 대한제국은 실존했던 대한제국이 배경이 아니라 가상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속 제국이다. 나 역시 초반에 대본을 볼 때는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이 헷갈리는 지점이 있었는데, 영상을 통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이다. 결국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기에 시청자들이 보시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은숙 작가와 재회한 소감도 궁금하다.

“3년간의 공백 동안 어떤 모습으로 인사드려야 할지 고민할 찰나에 작가님이 연락을 주셨다. 감사하게도 너무나 욕심이 나고 잘 해내고 싶은 대본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 이전에 작업을 했었고, 드라마에서 ‘김은숙’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과 영향력을 알기에 신뢰와 믿음으로 작품에 임하게 됐다. 전작들도 그렇지만 이번 역시 긍정적인 좋은 기운을 주는 동화 같은 스토리다. 참 예뻤다. 대본이 전체적으로 따뜻하다. 그 안에 스토리가 탄탄하고 모든 캐릭터가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느낌이다.”

 

김고은과의 호흡은 어떤가.

“시시각각 변하는 눈빛이 김고은의 장점이다. 어떤 때는 강렬했다가 어떤 때는 수줍은 소녀 같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 왜 그런지 눈을 보고 있으면 알 것 같다. 편하게 해 줬는데도 김고은은 아직도 나를 선배라고 부른다. 언제 오빠라고 부를지 궁금하다. 끝날 때까지 안 부르려나 싶기도 하다. 하하.”

김고은이 바라보는 동료 이민호는 어떨까. 김고은은 말한다. “(이민호가) 성격이 너무 좋아서 첫 촬영부터 어색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잘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더 빨리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주연배우가 말하는 관점 포인트는.

“《더 킹》은 많은 것이 담겨 있는 드라마다. 서사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멜로도 있고, 1인 2역 등 다양한 것이 녹아 있다. 캐릭터의 색다른 변신에 집중해 주시면 다양한 시각으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드라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시면서 즐겁게 시청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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