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 세탁’ 숙제 초등교사 파면 국민청원, 하루만에 10만 명 넘어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4.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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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1시 기준 10만7000여 명 동의…울산 경찰, A교사에 대한 본격 수사 착수
초등학교 1학년생을 성희롱한 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초등학교 1학년생을 성희롱한 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초등학교 1학년 제자에게 팬티 세탁 숙제를 내고 성희롱을 일삼은 교사를 파면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온 지 하루만에 동의 인원 10만 명을 돌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울산의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팬티 빨기 숙제 내고, 학생 사진에 '섹시 팬티'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매력적이고 섹시한 ○○'이라고 성희롱한 남교사를 파면해 주세요'라는 글에는 29일 오후 1시 기준 10만7125명이 동의했다.

전날 올라온 이 게시글은 하루만에 청원 답변 기준 절반을 넘겼다. 오는 5월 28일까지 한 달 간 동의인원 20만 명을 넘으면 정부는 해당 청원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해야 한다.

청원인은 "A교사는 온라인 개학 직후 학부모와 SNS 단체방을 만들어 학생 사진을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각각의 사진에 여학생들을 성적으로 대상화한 댓글을 수차례 달았다"면서 "이런 댓글들로 한차례 신고가 들어갔고 교육청이 A교사에게 해당 문제를 전달했는데도, 이후 A교사는 팬티 빨기 숙제를 낸 후 또다시 아이들을 성적 대상화 하며 성희롱을 멈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학교 교사는 인권 감수성이 훨씬 민감해야 하며, 성 인지 감수성 또한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아야 한다"면서 "초등학생들은 교사를 '모델링'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교사가 하는 말이나 몸짓을 내면화하며 학습하고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A교사가 계속 교단에 남아있게 된다면 병아리 같은 아이들이 성희롱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학습하게 될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폭력에 대한 불안함 없이 안전하고 깨끗한 학교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A교사를 파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건은 한 학부모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해당 내용을 올리면서 공분을 샀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A교사는 학생들의 사진과 인사 글에 댓글을 달면서 '우리 반에 미인이 넘(너무) 많아요…남자 친구들 좋겠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 등 표현을 썼다.

A교사는 이런 표현으로 교육청에서 주의를 받았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최근 주말 숙제로 '자기 팬티 빨기(세탁)'를 내주면서 사진을 찍어 함께 올려달라고 했다. 학생들이 속옷을 세탁하는 사진을 제출하자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이쁜 속옷, 부끄부끄', '분홍색 속옷. 이뻐여(예뻐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해당 교사는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부모와 소통이 덜 된 상태에서 과제를 내준 것이 실수다'라는 입장을 전하면서 게시물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해 다시 한번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학부모와 네티즌들은 A교사가 과거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던 게시물 대부분이 성적인 소재인 것을 지적하며 교단에 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A교사는 학생들과 포옹을 의무화하는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료 교사들이 '그러다 큰일난다'는 우려를 표하자 '세상이 건방진 건지 내가 건방진 건지 내기 중'이라고 답하는 등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A교사는 현재 운영하던 블로그와 개인 SNS 등을 모두 닫은 상태다.

한편 울산교육청은 A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했고, 울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는 A교사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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