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본부장도 미소 짓게 한 ‘어린이 특집’ 코로나 브리핑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0.04.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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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는 얼마나 작나요” “친구와 생일파티 하면 안 되나요”
중대본, 어린이들 질문 받아 답변하는 순서 진행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29일 조금 특별한 코로나19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5월 가정의 달과 황금연휴를 맞아 어린이가 궁금해 하는 코로나19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어린이 특집 브리핑’을 기획,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 정은경 본부장은 평소와 같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격리해제자 등 기본적인 현황을 발표하는 것으로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후 18세 이하의 소아·청소년 확진자 507명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정 본부장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 1만761명 중 4.7%에 해당하며 이들 중 41.6%가 신천지로부터 감염됐다. 또한 소아·청소년 확진자 가운데 사망이나 중증 환자는 없으며, 현재까지 총 82.6%가 격리해제됐다고도 밝혔다. 이들 확진자 중 22%가 무증상자였으며 재양성률은 3.4%였다고도 발표했다.

특히 이날 정 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소아와 청소년들이 우울과 불안감 등을 경험하고 있으며, 관련한 심리상담 수도 증가하는 등 스트레스와 후유증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갖지 않도록 가족과 보호자들이 어린이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예방수칙을 설명해주고 자주 얘기 나눠주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본부장은 “감염된 친구에 대한 편견과 비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을 해주고, ‘잘 하고 있다’ ‘차분하게 함께 이겨내자’와 같은 격려와 긍정, 희망의 말을 나누는 게 심리적 안정에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4월29일 오후 진행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 19 '어린이 특집' 브리핑 유튜브 생중계 캡처
4월29일 오후 진행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 19 '어린이 특집' 브리핑 유튜브 생중계 캡처

“어떻게 하면 본부장님처럼 될 수 있나요” 질문에…

브리핑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어린이들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전에 녹화된 어린이들의 질문 영상을 하나씩 보고 이에 대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은경 본부장을 비롯해 최은화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배석해 번갈아 답변을 이어갔다. 아이들의 귀여운 질문 영상에 나올 때마다 정 본부장의 표정에도 미소가 비쳤고 간간이 옅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어린이들의 질문은 다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얼마나 작은가요?’ ‘코로나19 이름은 누가 만들었나요?’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면 안 되나요?’ ‘코로나19에 걸리면 수술을 해야 하나요?’ 등의 질문이 이어졌고 이에 대해 정 본부장과 두 교수는 눈높이에 맞게 답변을 이어갔다.

여러 질문 중 정 본부장을 가장 어렵게 한 것은 ‘그동안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라는 질문이었다. 이에 정 본부장은 “생각지도 못한 게 가장 힘들었다. 전 세계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아주 새로운 바이러스였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침을 만들고 결정하는 매 순간들이 어려웠다”며 “요즘 저한테 많이 질문하는 게 ‘큰 유행이 언제 또 생길 거냐‘ ’학교는 언제 열 수 있느냐‘, ’극장에 가면 좌석을 몇 자리 띄어야 하느냐‘ 등인데, 모르는 지식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방침을 정해야 하는 게 늘 어렵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 의견을 듣고 과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그 순간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 질본의 역할이니 더 열심히 충실히 하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어떻게 하면 질병 관리하는 본부장님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는 “질본에서 일하고 싶다는 얘기해줘서 정말 고맙고 뿌듯하다”며 “지금부터 하고 있는 공부 충실히 하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다음에 꼭 질본에 와서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 가졌으면 좋겠다. 기대하고 있겠다”는 따뜻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을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한 이들 다수는 “어린이 특집 신선하고 좋다” “다른 특집 브리핑도 기획해줬으면 좋겠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중대본 측 역시 “향후 여건 등을 고려해 다른 특집의 기획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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