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태영호 “기대 컸던만큼 실망 컸을 것” 공식 사과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0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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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건강 상태 확인된 지 이틀만에 사과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 뼈저리게 느껴…겸손한 의정활동 약속”
여당은 징계 절차 요구하며 압박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 ⓒ 시사저널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 ⓒ 시사저널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잘못 언급해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사과했다.

태 당선인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며 "이틀 동안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고 말했다.

태 당선인은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점이 확인된 후 자신이 제기한 '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대해 해명했지만,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틀 만에 공식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나선 것이다.

태 당선인은 "국민 여러분께서 저 태영호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 당선인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정말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김 위원장이 건재한 모습을 과시하며 공식석상에 나타나자 태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주장이)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사용한 카트가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와병 중 사용한 것인 점을 지적하며 "의문이 말끔히 지워지지 않았다"고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사망설'을 거론한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의 발언과 태 당선인의 부정확한 의혹 제기가 계속되면서 통합당 내부에서조차 탈북민 출신인 두 당선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여당은 국민 혼란을 부추긴 두 당선인의 발언에 대한 사과와 징계 처리를 압박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김 위원장에 대한 외부의 경솔한 반응과 일부 언론 대응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수준"이라며 "국민들은 개탄스러운 상황이 아직 계속된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앞으로 이런 일에 대해 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지 당선인과 태 당선인은 정부 당국이 특이 동향이 없다고 하는데도 무책임한 주장으로 안보 불안을 조장하고 국민 혼란을 부추긴 것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며 "사과와 반성 않는 두 당선인에 대해 통합당은 징계절차 등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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