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하다”는 정의연에 與野 엇갈린 반응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12 11: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연 회계문제 정치쟁점화…정조준하는 野, 옹호하는 與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 중 발언하는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 ⓒ 정의기억연대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 중 발언하는 정의연 관계자 ⓒ 정의기억연대

기부금의 사용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를 두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정의연 출신 윤미향 당선인이 여당 소속인 만큼 정치 공세로 비화할 가능성이 보인다.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12일 TV조선 《뉴스퍼레이드》에 출연해 “적반하장(도둑이 매를 든다)도 유분수”라고 말했다. 정의연이 “세상 어느 NGO가 기부금 내역을 샅샅이 공개하느냐. 가혹하다”고 반박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김 의원은 “유일한 수입원이 기부금인 정의연은 기부금을 어디에 썼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자기들이 정의롭게 행동해왔기 때문에 음모가 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 지원을 받는 어린이집도 세무회계처리를 잘못해 예산을 전용하면 처벌받는 세상”이라면서 “계속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리플리 증후군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 구로을 후보로 공천 받은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과 3일 국회 의원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은숙 기자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 ⓒ 시사저널

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원유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회계처리상 오류를 인정한 만큼 떳떳하다면 (구체적인 사용처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NGO의 생명은 도덕성이므로 투명성 강화를 위한 계기로 삼으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 대표는 “시민당은 느닷없이 한국당의 사전 공모 의혹을 제기했는데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야말로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 물타기이며 적반하장”이라고 했다. 원 대표는 한국당을 거론한 시민당에 사과를 요구하고 민주당도 사실 규명에 적극 나서라고 주장했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신임 대표가 20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시사저널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정의연은 세계 인권운동사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면서 “전시하 여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제기해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민 의원은 “작은 실수와 큰 본질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면서 “친일사관을 갖고 있거나 한·일 과거사를 미봉으로 끝내려는 분들이 정의연 흔들기로 발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정의기억연대는 정의복지연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눔과 복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하고 일본이 해야할 일”이라며 “할머니들에 대한 복지가 정의연 활동의 본질은 아니”라고 했다. 또한 “정의연 활동의 본질은 인권운동”이라며 “회계상의 실수는 본인들이 주의해야하는 것이지 이것으로 본질을 왜곡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사저널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사저널

같은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침묵한다면 보수 망나니의 칼춤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목덜미를 겨누게 될 것”이라면서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던 미통당(통합당), 일제와 군국주의에 빌붙었던 친일언론,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친일학자들이 총동원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당선인께 따뜻한 연대를 보낸다”며 “박근혜 정권이 맺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파기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도 했다.

‘리틀 노무현’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귀국 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사저널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사실대로 밝히라고 요구를 했고, 언론들도 상당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모든 것을 확실하게 밝히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사항을 전부 공개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금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문제이기에 기부 내용 등 모든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며 사용 내역 공개를 주문했다.

박지원 前 국민의당 대표 © 시사저널 박은숙
박지원 민생당 대표 © 시사저널

한편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더불어시민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에 대한 공격은 보수언론과 미통당(통합당)이 만든 모략극”이라면서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고 썼다. 윤 당선인은 “겁나지 않는다. 친일이 청산되지 못한 나라에서 개인의 삶을 뒤로 하고 정의 여성 평화 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알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썼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