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신약’으로 주가 띄우고 주식 팔아치운 ‘코스닥 신화’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1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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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상 신라젠 대표, 결국 구속…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
문은상 신라젠 대표 ⓒ 신라젠
문은상 신라젠 대표 ⓒ 신라젠

코스닥 바이오 신화로 불렸던 신라젠의 문은상 대표가 구속됐다. 그는 신약 항암제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자 비밀리에 사들인 주식을 내다팔았다. 이후 펙사벡에 대한 임상이 중단됐고, 주요 경영진들이 구속기소되면서 신라젠 주식은 거래 정지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문씨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주식 매매를 도운 공범이자 인척인 조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성 부장판사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씨에 대해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고, 외부 인사로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관한 결정권이 없었던 점을 참작했다"며 "현 단계에서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페이퍼컴퍼니 크레스트파트너를 만들어서 문씨가 신라젠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도왔다. 

이들은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신라젠이 개발 중이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공시하기 전에 주식을 대거 팔아치워 엄청난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투자한 소액주주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한 때 신라젠은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시총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는 주가가 90% 이상 하락해 시총이 8666억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소액주주들은 투자금을 모두 날리게 된다.

신라젠 주가 그래프 ⓒ 네이버 금융 캡쳐
신라젠 주가 그래프 ⓒ 네이버 금융 캡쳐

문씨는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신라젠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크레스트파트너를 이용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기법을 사용했다. 문 대표의 인척인 곽병학(56) 전 신라젠 감사와 이용한(54) 전 대표이사 등도 공범으로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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