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승줄 묶인 n번방 창시자 ‘갓갓’의 민낯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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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씨, 12일 오전 영장실질심사 출석 “혐의 인정…피해자에 죄송”
구속영장 발부되면 신상공개 결정 예정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갓갓' 문모(24)씨가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갓갓' 문아무개씨(24)가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 ⓒ 연합뉴스

텔레그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유통하는 'n번방'을 처음 운영한 문아무개씨(24·대화명 '갓갓')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에 체포된 문씨는 1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열린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붉은색 후드티를 입고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타난 문씨는 입감돼 있던 안동경찰서에서 나와 호송차를 타고 대구지법 안동지원으로 향했다.

법원에 들어서기 전까지 문씨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문씨는 다시 호송차에 올라타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물음에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피해자들께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문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씨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의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이를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문씨는 성 착취 영상을 만들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사' 조주빈(24) 일당이 운영한 '박사방' 등 n번방을 처음 설계한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부터 갓갓을 추적해온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9일 문씨를 갓갓으로 특정해 소환 조사를 벌였고, 자신이 갓갓이 맞다는 문씨의 자백을 받고 긴급체포했다.

조주빈을 포함한 주요 성 착취물 제작·유포 범죄자 400여 명이 검거되는 동안에도 갓갓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갓갓은 n번방 입장료로 문화상품권 핀(PIN) 번호를 받았지만, 한 번도 현금화하지 않았다.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해 IP주소를 우회하는 수법을 쓰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또 지난해 9월 n번방에 "수능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남겨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문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텔레그램 성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과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 등이 신상공개위 결정에 따라 실명과 나이 등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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