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지원방식이 언짢은 광역단체장들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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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놓고 원희룡 “현금 달라”…최문순 “기부 말라”
이재명 “가구당 대신 1인당…한 번 더 줘야”
일부 지방자치단체장 정부 시책과 반대 의견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부 시책과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재난지원금에 사용용도·지역 제한을 두는 것이나 기부 동참 캠페인에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4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경제 위기가 3개월여 지나면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며 "공과금이나 통신요금·신용카드대금·자녀교육비 등 현금이 절박한 국민들이 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현금이 요긴하다"고 말했다. 상품권과 카드가 아닌 현금 지급을 주장한 것이다.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제주형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한 원 지사는 재난지원금의 사용 지역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긴급 재난지원금의 지급처와 사용방법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크다”며 “국민들이 현재 거주지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지역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은 3월29일 기준 주소지가 위치한 시·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4월 이후 제주도로 전입한 도민은 재난지원금을 쓰려면 비행기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가야할 상황이다. 원 지사는 현 주민등록지를 증명할 수 있다면 지역 내에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제주지사 ⓒ 제주도
원희룡 제주지사 ⓒ 제주도

재난지원금 기부 동참에 반대하는 지방자치단체장도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13일 도청 앞에서 캠페인을 열고 “저도 기부 안 하고 쓰겠다”며 “지역 경제를 위해 모두 쓰자”고 말했다. 그는 “자발적 의사에 따라 기부하라곤 하지만, 공직사회에선 일정 직위 이상의 직원들은 알아서 기부하란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면 국고로 귀속될 뿐”이라고도 했다.

공직 사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일 먼저 재난지원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박원순 서울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이용섭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도 시도 공무원들과 함께 기부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문순 강원지사 © 시사저널 최준필
최문순 강원지사 © 시사저널

여당 소속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액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지사는 같은 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가을이 되면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한 번 더 재정 지출을 고민해야 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원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날 수 없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여러 사람이 같이 대가족으로 사는 것도 문제냐”며 “1인당으로 차라리 똑같이 주라”고 말하며 재난지원금의 가구당 지급 방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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