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어린이 괴질’ 100명 이상씩 발생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5.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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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피부발진·심장 이상까지 초래

유럽과 미국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괴질이 번지고 있다. 스페인·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위스 등 유럽 5개국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영국은 4월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100명이 이 괴질에 감염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최초 8명이던 어린이 감염자가 현재 100명으로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14살 환자는 최근 사망했다. 

정확한 병명을 알 수 없어 드문 염증 반응(rare inflammatory reaction) 또는 염증성 증후군으로 부르는 이 병은 고열, 발진, 안구 충혈, 부종, 일반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폐의 이상이나 호흡 곤란 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은 이 병을 가와사키병 쇼크 증후군과 비슷한 "새로운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5세 미만 아이들에게 주로 감염되는 드문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진은 환자 중에는 16세 아이도 있고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와사키병은 소아에 나타나는 급성 열성 염증 질환으로 심하면 심장 이상을 초래한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소아 염증 증후군 진단을 받은 9살 아이가 미국 뉴욕 로테스터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아이는 입원 6일 후인 5월10일 퇴원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소아 염증 증후군 진단을 받은 9살 아이가 미국 뉴욕 로테스터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아이는 입원 6일 후인 5월10일 퇴원했다. ⓒ연합뉴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리즈 휘태커 박사는 "이 증후군이 코로나19 유행 중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두 병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피크 3~4주 후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봐서 '감염 후 현상'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항체가 형성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같은 대학의 마이클 레빈 박사도 어린이 괴질에 감염된 대부분의 어린이가 코로나19에 음성반응을 나타냈으나 항체반응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타났다면서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에 대한 이상 면역반응 영향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어린이 괴질 환자가 102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3명은 사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뉴욕주를 비롯한 미국 15개 주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어린이 환자들의 60%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40%는 항체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몇 주 전에 코로나19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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