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의 바빠진 발걸음…“코로나 이후 준비하라”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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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신동빈은 화상 소통 강화
이재용-정의선, 배터리 협력 논의
업무 효율성 강화 고민하는 구광모
중국 시안 공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

코로나19 극복을 넘어서 ‘포스트 코로나(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국내 5대 그룹 총수들도 현장 경영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경제 상황이 회복되는 시기를 준비하는 재계 리더들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중국 시안(西安)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 영향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 기지다. 스마트폰, PC, 서버 등에서 데이터 저장장치로 활용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한다.

신동빈(65) 롯데그룹 회장은 이달 서울로 복귀해 현장 경영을 강화한다. 그는 3월 일본으로 출국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회장에 취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복귀 일정이 다소 늦어졌지만 화상 회의로 국내 상황을 챙겼다.

신 회장은 “그룹 전 계열사들이 국내·외 상황을 지속해서 체크하고 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7월 하반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중장기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 LG
제품을 살펴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 LG

구광모(42) LG그룹 회장은 업무 효율성 강화와 미래 먹거리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수시로 전략 회의를 열고 미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900개 업무에 로봇업무 자동화를 추진한다.

로봇에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하면 고차원적인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LG그룹은 12개 계열사에서 로봇 사원을 활용하고 있다. 구 회장 주재로 열리는 계열사 사업 보고회도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서 한 차례로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

직원들과 화상 회의를 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
직원들과 화상 회의를 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

최태원(59) SK그룹 회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화상 회의를 대폭 늘렸다. 사장단 업무지시부터 실무자 격려까지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최 회장은 “단순히 ‘잘 버텨보자’는 식의 태도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씨줄과 날줄로 안전망을 짜야 할 시간이 왔다”며 계열사에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했다.

제약·바이오 분야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12일 뇌전증 신약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영상 메시지로 “신약 개발로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했다”고 격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시사저널 임준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시사저널 임준선

정의선(49)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이달 13일 이 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개발 협력을 논의했다. 재계는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 현대차와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 간 협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1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코로나 타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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