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관광공사, 5년간 혈세 870억원 지원받고 8억원 벌었다
  • 인천취재본부 이정용‧주재홍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05.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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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 대행사업 수익에 의존…“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노력”

인천관광공사가 지난해에 웃지 못 할 경영흑자를 기록했다. 인천시와 군‧구가 지급하는 대행사업 수익이 증가했고, 각종 관리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여파로 각종 수익사업들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데다 호텔 운영부분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경영상황이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관광공사가 운영 중인 하버파크호텔 전경. ⓒ인천관광공사 제공
인천관광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하버파크호텔 전경. ⓒ인천관광공사 제공

 

시·군·구 대행사업 의존율 74% 웃돌아

최근 시사저널이 입수한 인천관광공사의 2019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30억6800만원으로 전년(194억1000만원)보다 18.8% 상승했다.

매출액은 대행사업 수익과 하버파크호텔의 매출, 기타 매출 등으로 구성됐다. 이중 인천시와 10개 군‧구에서 지급하는 이른바 ‘대행사업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대행사업 부문 매출액은 171억54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74.4%에 달했다. 사실상 인천시와 10개 군·구의 용역 대행사 역할을 하면서 지방공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버파크호텔의 매출은 56억6000만원으로 전년(21억8800만원)보다 158.7%나 증가했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하버파크호텔은 해마다 9억~10억원의 감가삼각비가 발생한다”며 “지난해에 매출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잠정적으로 약 2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말했다.

기타 매출은 2억5000만원으로 전년(4억4000만원)보다 76%가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3억6000만원으로 전년(2억2000만원)에 비해 무려 518.1%나 증가했다. 이는 인천관광공사가 출범한 이후 최대의 흑자 규모다.

앞서 인천관광공사는 2015년 9월에 출범해 10억1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후,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1억2000만원과 16억3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인천시가 2015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인천관광공사에 지원한 예산은 약 870억3000만원에 달한다. 인천관광공사가 출범할 때 현금 50억원과 현물로 450억원 상당의 하버파크호텔을 지원했다. 또 그동안 직원들의 인건비와 관리비 등 전출금 명목으로 370억3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는 인천관광공사가 최근 5년간 약 870억원을 지원받고도 겨우 8억2000만원의 수익을 내는데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인천관광공사는 출범할 때부터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올해 9월에 출범 5주년을 맞는 만큼 인천관광공사의 역할과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 인천시가 철저하게 진단해야한다”고 말했다.

 

호텔 예약률 90% 급감…수익사업 줄줄이 연기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시에 방문한 외래 관광객은 140만7650명으로 2016년(106만6776명)보다 31.6% 늘었다.

하지만, 인천관광공사의 올해 경영상황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버파크호텔의 예약률이 무려 90%가량 급감한데다 자체 전시·박람회 개최를 통한 부스 판매수익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인천관광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민민홍 인천관광공사 사장이 올해 목표로 내세운 ‘자립경영 가능한 수익사업 발굴’도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인천관광공사가 지난 12일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코로나19로 인한 주요사업 조정현황’을 보면, 올해 INK 콘서트와 뮤직마이스, 동아시아합창제 등 굵직한 축제와 이벤트가 줄줄이 연기됐다.

특히 각종 국제행사들은 코로나19가 잦아들지 않을 경우, 취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외래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기념품 판매와 시티투어 등 자체사업 매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인프라를 조성하고 마케팅을 통해 관광객들이 찾아오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상승 등 무형의 수익이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계획했던 수익사업 전략들을 전면 재검토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의 재정 여건에 따라 전출금이 줄어들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확대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관광공사는 2006년 1월에 설립됐다가 2011년 12월에 인천도시개발공사와 통합하면서 인천도시공사로 편입됐다. 이후 2015년 9월에 다시 인천관광공사로 독립해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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