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제국] 잘나가는 ‘라이언 전무’와 카카오프렌즈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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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제치고 국내외 캐릭터 선호도 3년 연속 1위
한류 캐릭터로 자리매김하며 해외시장 개척 선두에 서

곰이 아니다. 갈기가 없지만 수사자다. 아프리카 둥둥섬의 왕위 계승자였지만 자유로운 삶을 동경해 탈출했다. 카카오톡 최고의 히트상품인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의 선두에 있는 ‘라이언’ 얘기다.

카카오프렌즈는 2012년 11월에 등장한 7개의 캐릭터로 시작했다.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인 무지, 단무지를 무지로 키웠다는 정체불명의 악어 콘, 복숭아 나무에서 탈출한 자웅동주 복숭아 어피치, 땅속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는 두더지 제이지, 부잣집 잡종 강아지 프로도, 단발머리 가발을 쓴 고양이이자 프로도의 연인인 네오, 발이 작아 오리발을 끼고 다니며 공포에 달하면 미친 오리로 변하는 튜브. 여기에 2016년 라이언이 새로 편입됐다.

카카오프렌즈 ⓒ카카오
카카오프렌즈 ⓒ카카오

표정 변화가 없어 오해를 사지만, 누구보다 여리고 섬세한 감정을 가진 믿음직스러운 조언자라는 설명과 함께 출시된 라이언은 등장과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라이언을 활용해 만든 브랜드 ‘헬로 라이언’ 제품들은 완판됐고, 라이언은 인기를 입증하고 매출에 기여한 공로로 카카오로부터 ‘상무’ 직함을 받았다. 라이언 상무는 2017년 회사 승진자 명단에 ‘라이언 전무’로 이름을 올리며 공식적으로 승진했다.  

카카오프렌즈로 대표되는 카카오의 캐릭터 사업은 카카오톡 출시 2년 후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이용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카카오를 대표하는 하나의 사업으로 우뚝 섰다. 하나같이 어딘지 모자라고 결핍이 있는 캐릭터라는 점이 더욱 친근감을 주고 사람들을 끌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외 캐릭터 선호도에서 카카오프렌즈는 2017년 ‘뽀로로’를 제치며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카카오
카카오프렌즈 ⓒ카카오

카카오는 캐릭터 상품, 게임 출시 등으로 확장세를 이어가던 캐릭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캐릭터 사업을 담당하던 카카오프렌즈(현 카카오IX)를 분사한 바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업으로 한 해 얼마를 버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카카오IX에 따르면 카카오IX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 2016년 705억원, 2017년 976억원, 2018년 1051억원을 기록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매출액은 1536억원으로 불과 3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카카오IX 매출이 캐릭터 매출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IX 측이 매출 증가 요인으로 카카오프렌즈의 온·오프라인 상품 매출 증가, 캐릭터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 확대, 해외시장 진출 등을 꼽은 만큼 캐릭터 매출이 전체 매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카카오프렌즈는 한류 캐릭터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의 선두에도 섰다. 중국, 일본, 미국, 영국, 홍콩 등 5곳에 해외법인을 두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공한 곳은 일본. 카카오IX는 지난 2018년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첫 글로벌 공식 매장 ‘어피치 오모테산도’와 ‘스튜디오 카카오프렌즈’를 오픈했다. 일본 매장은 개장 1개월 만에 35만여 명이 방문했다.

일본인들은 복숭아와 관련한 상품을 유별나게 좋아하는데, 설화에 나오는 영웅 ‘복숭아소년’(모모타로)이 대중적으로 사랑받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 같은 특성을 파악해 복숭아 캐릭터 어피치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어피치를 일본 신(新)한류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한국관광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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