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일론 머스크의 꿈…민간 우주탐사 시대 열렸다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3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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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미국 첫 민간 유인우주선인 '크루 드래건' 발사 성공
NASA 비행사 2명 탑승…9년 만에 미국 땅서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 찾은 트럼프 “이것은 시작에 불과”
크루 드래건을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발사 장면 ⓒ NASA
크루 드래건을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발사 장면 ⓒ NASA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이 30일(현지 시각) 드디어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0)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이날 오후 3시22분(미 동부 기준·한국시간 31일 오전 4시22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렸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에서 유인 우주선이 발사된 것은 9년 만이다. 스페이스X는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며 민간 우주탐사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크루 드래건을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굉음을 내며 케네디우주센터의 39A 발사대를 떠나 우주로 향했다. 39A 발사대는 1969년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쏘아 올린 곳이다. 

크루 드래건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베테랑 우주비행사인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이 탑승했다. 헐리는 크루 드래건 발사와 귀환을, 벤켄은 도킹 임무를 각각 담당한다.   

이들은 19시간 뒤 400㎞ 상공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한다. 크루 드래건은 이날 발사 후 12분 만에 추진 로켓에서 모두 분리된 뒤 ISS로 향하는 궤도에 올라섰다. ISS와 도킹 시간은 3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31일 오후 11시)께로 예정돼 있다.
 
크루 드래건은 기존의 우주선과 달리, 자동운항 기술과 터치스크린 방식이 탑재된 차세대 우주선이다. 스페이스X의 화물 운반용 우주선을 유인 우주선으로 개조한 것으로, 최대 수용인원은 7명이다.

기내 기온도 섭씨 18∼27도로 유지되며 우주비행사들은 크루 드래건 좌석에 맞춰 제작된 날렵한 형태의 우주복을 착용했다. 

헐리는 2011년 7월 미국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 탑승에 이어 민간 우주탐사 시대를 여는 크루 드래건의 첫 유인 비행을 담당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두 사람은 ISS 안착에 성공할 경우 짧게는 1달, 길게는 4달까지 ISS에 머물며 연구 임무 등을 수행한다.

'데모-2'로 명명된 이번 비행의 임무는 크루 드래건과 로켓이 승객을 안전하게 태우고 우주를 다녀올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크루 드래건이 귀환하면 NASA와 스페이스X는 비행 데이터를 분석해 이 우주선이 최대 4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정기적으로 ISS로 다녀올 수 있도록 인증할 예정이다.

미국은 2011년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한 이후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자국 우주비행사를 실어 우주로 보냈었다. NASA는 이번 발사와 관련해 "미국의 우주인을 미국 로켓에 태워 미국 땅에서 쏘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봐라, 미래는 현재보다 밝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늘의 발사가 세계에 영감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케네디 우주센터를 직접 찾아 역사적 순간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사를 본 뒤 "믿을 수 없다(incredible)"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비행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민간 영역에 우주인 비행을 위임하기로 한 NASA의 위험한 도박이 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스페이스X로서는 2002년 머스크가 화성 여행을 목표로 시작한 실현되지 않을 것 같았던 긴 여정의 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크루 드래건 발사는 한 차례 연기 끝에 두 번째 시도에서 성공했다. 스페이스X와 NASA는 당초 27일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릴 예정이었지만 기상 문제로 발사 예정 시간을 16분54초 남겨두고 카운트다운을 중단했다.

나사 우주비행사 로버트 벤켄(왼쪽)과 더글러스 헐리(오른쪽) ⓒ NASA
나사 우주비행사 로버트 벤켄(왼쪽)과 더글러스 헐리(오른쪽) ⓒ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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