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G7 정상회의’ 참석하나…靑 “미국과 협의”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5.3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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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7 정상회의에 한국도 초청 희망
韓 위상에 긍정적…中 문제 논의 때는 부담
북·미 정상회담 사흘 전인 6월9일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앞에 서서 얘기하고 있다. ⓒAP 연합
지난해 6월9일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앞에 서서 얘기하고 있다.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청와대가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1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측으로부터 G7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한 사전 요청은 없었으며 향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각)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미국의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현장을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G7 정상회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G7 형식은 매우 구식의 국가 그룹이라면서 정상회의를 9월께로 연기하고 한국과 호주, 러시아, 인도를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것(G7 정상회의)을 연기하려고 한다"며 "이는 G7이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적절히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추가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미국은 당초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말 워싱턴에서 오프라인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개최 확정에 진통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이외 국가 초청 의사를 밝힌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새로운 선진국 클럽 'G11'을 만들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G7 플러스 확대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뜻인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이번 제의로 트럼프 대통령이 G7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냄에 따라, 다른 회원국의 동의가 있다면 한국을 포함한 새로운 선진국 클럽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참여가 확정된다면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며 확대 G7 정상회의를 언급했다고 알려지면서 이번 제안이 한국에 자칫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무역 갈등과 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싼 대립에 이어 최근에는 '홍콩보안법'에 대한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미·중 관계를 고려하면 한국의 G7 정상회의 참여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이번 결정은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이후 미국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에서 주요 선진국의 모임을 주재하려고 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극적인 선회"라고 평가했다.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7개국을 멤버로 두고 있는 선진국 클럽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요 20개국(G20)에 포함돼 있다. 개최 시기는 뉴욕에서 유엔 연차총회가 열리는 9월일 수도 있고,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가 될 수 있다.

G7 정상회의는 1973년 1차 오일쇼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옛 서독, 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이 모인 것에서 시작됐다. 1975년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며 G5 정상회의로 승격됐고, 이후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하면서 1976년 G7이 됐다. 러시아는 1991년 옛 소련으로 준회원 자격으로 참여하다 1997년 정식 참여하면서 G8으로 확대됐지만,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외돼 다시 G7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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