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시, 중국산 체온계 오작동 ‘쉬쉬’…코로나19 ‘구멍’ 우려
  • 인천취재본부 주재홍‧이정용 기자 (jujae84@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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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귀적외선체온계 체온 1~2도 낮게 나와
선별진료소·종교시설 등지에 1800여개 보급

인천시가 선별진료소와 종교시설 등에 보급한 일부 중국산 체온계의 오작동을 확인하고도 ‘쉬쉬’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체온이 약 1~2도 낮게 측정되는 데도 이를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 중국산 체온계 1800여개가 ‘발열 감시용’으로 인천시내에 보급된 상태여서 코로나19 방역에 구멍이 뚫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 공무원들이 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 앞서 체온을 재고 있다. ⓒ부평구청 제공
인천시 부평구 공무원들이 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 앞서 체온을 재고 있다. ⓒ부평구청 제공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3월18일 1억890만원을 들여 ㈜동진팜으로부터 중국산 ‘귀적외선체온계(모델명 RA600)’ 2000개를 구입했다. 이 중국산 체온계는 ‘GC녹십자MS’가 수입해 국내에 유통했다. 1개당 단가는 5만4450원이다.

인천시는 시청 각 부서와 사업소, 선별진료소, 종교시설 등지에 총 1867개를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이 중국산 체온계를 이용해 하루에 2차례씩 각 부서별로 직원들의 발열 여부를 측정해 ‘일일 부서별 건강상태 점검표’를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시사저널이 입수한 ‘일일 부서별 건강상태 점검표’에는 정상으로 분류된 직원들의 체온이 비교적 낮게 측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5월28일 A부서는 직원 19명 중 체온이 36~36.5도로 기록된 직원이 5명이고, 나머지 14명은 35.1~35.9도로 기재됐다. B부서도 직원 21명 중 5명의 체온이 35~36도로 표시돼 있다. 직원 1명은 저체온증에 가까운 34도로 기록됐다. C부서도 직원 1명의 체온이 34.6도로 적혀 있다. 

고광필 인천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일반적으로 접촉식 체온계는 비접촉식 체온계보다 정확도가 더 높다”며 “사람의 체온이 34~35도로 측정됐다면 기기 불량이 맞다”고 말했다. 이는 인천시내 선별진료소와 종교시설 등에 보급된 중국산 체온계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체온이 1~2도 낮게 측정된다면 ‘발열’을 걸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RA600’ 체온계보다 가격이 4만5000원이나 비싼 비접촉식 체온계를 사용하는 부서에서는 체온이 낮게 측정된 기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동희 행정관리국장은 “건강상태 점검표에 기록된 체온기록이 정상이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다”며 “체온계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직원들이 측정방법을 몰랐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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