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원, 작고한 할아버지 잊지 못하는 ‘국민손자’
  • 하재근 문화 평론가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7 10:00
  • 호수 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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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7인방의 ‘인생역전’ 스토리

정동원은 2007년 3월19일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세 살 때 부모님이 이혼했다. 어머니는 떠났고, 부산에서 사업하는 아버지는 정동원을 조부모에게 맡겼다. 정동원은 마음의 문을 닫고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때 할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할아버지가 부르는 트로트를 따라 부르며 정동원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위해 손수 연습실을 만들고 드럼과 색소폰을 사줬다. 정동원은 드럼이 세 번 부서질 때까지, 입술이 터져 피가 날 때까지 드럼과 색소폰을 연마해 내공을 쌓았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매니저를 자청하며 정동원 손을 붙잡고 전국 노래자랑대회들을 찾았다.

파파로티
ⓒTV조선 제공

2018년 《전국노래자랑》 함양군 편에 출연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9년엔 《영재발굴단》에도 소개됐고, 앨범 발매에 콘서트까지 하게 된다. 유산슬이 이 콘서트에 참여해 더 크게 알려졌다. 같은 해 11월엔 《인간극장》에도 출연했다. 이렇게 유명해질 즈음에 할아버지가 폐암으로 쓰러졌다. 올 1월 《미스터트롯》에서 할아버지를 위해 나왔다며 눈물지었는데, 본선 중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미스터트롯》 이후 국민손자로 자리매김했다. 하동에 정동원길이 생겼고, 정동원은 하동녹차 광고모델로도 선정됐다. 정동원길 선포식 기념무대에서 정동원은 배호의 《누가 울어》를 불렀다. 할아버지의 생전 애창곡으로, 《미스터트롯》 결승전에서도 부른 노래다. 음울한 곡이어서 오디션에서 불리하고, 행사무대하고도 안 아울리지만 정동원은 계속 할아버지의 애창곡을 불렀다.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짐작하게 한다.

《불후의 명곡》 송해 편에 《미스터트롯》 7대 가수가 모두 출연했는데, 정동원이 여기서도 《누가 울어》를 불러 MVP에 올랐다. 몇 달 새 이 노래의 깊이를 소화할 정도로 한 뼘 더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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