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릴까 말까 '김영일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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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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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사무총장이던 김영일 의원이 10월26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최돈웅 100억원)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고 말했다. 이회창씨와 서청원 의원 등 한나라당 전 지도부를 향해 짓쳐가던 검찰의 칼날을 자신이 막겠다는 것이다.

당 내에서는 일단 김의원의 기자회견에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김의원이 100억원과 깊숙이 연관된 사실이 드러난 뒤 한나라당 내에는 김의원이 폭탄 선언을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 그가 “내 맘대로 자금을 집행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대선 때 지도부를 물고 들어가는 물귀신 작전을 쓰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사건이 불거진 초기 그가 “최의원이 당에 돈을 가져다 준 적은 한번도 없다”라고 부인으로 일관했던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많았다. 최돈웅 의원이 처음에 극구 100억원 수수 사실을 부인했던 막후에 김의원이 있다는 말도 그 때문에 나왔다.

하지만 아직 결과를 판단하기는 일러 보인다. 김의원이 모든 것을 검찰에 가서 밝히겠다며 명확한 진상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의 입’이 어떻게 열리느냐에 따라 사건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의원이 서울대 법대, 검사, 청와대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승승장구해 심지가 그리 강하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를 주목하게 만드는 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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