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에게 동지이자 식구 같은 존재"
  • 소종섭 기자 (kumkang@e-sisa.co.kr)
  • 승인 2001.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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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흥렬 사장, 1997년 대선 때 홍보·전략 맡아 맹활약


'동북아포럼'이라는 모임이 있었다. 1996년 5월,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는 아태평화재단 한켠에 둥지를 틀었던 이 모임은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이강래 현 민주당 의원이 주도했다. 동교동 비서 출신인 자민련 배기선 의원과 임동원 통일부장관 등 6∼7명으로 짜인 이 모임은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특별 팀으로, 매주 목요일 회의를 갖는다고 해서 '목요모임'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밝은세상'이라는 광고 기획사를 운영하던 윤흥렬 스포츠서울21 사장도 꼬박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이 모임의 멤버였다. 밝은세상은 단순한 광고회사가 아닌 'DJ 대선 전략'을 만드는 핵심 조직이었다. 동북아포럼이 밝은세상 팀이 만든 정세 분석 보고서 등을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인지 대선이 끝난 뒤 김대통령은 밝은세상을 거론하며 일등공신이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1987년과 1992년 대선 때 김대통령을 막후에서 돕다가 1997년 대선에서는 메시지총괄팀장을 맡아 전면에 나선 윤사장은 한나라당 홍보책임자를 3명이나 갈아치우게 만들며 홍보와 전략 분야에서 맹활약했다. 한 동교동계 인사는 "윤사장은 단순한 친인척 관계를 넘어서 김대통령에게는 동지이자 식구 같은 존재였다"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과 대학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였던 것이 스스럼없이 동교동을 드나들 수 있었던 한 배경이기도 했다.


정권 교체 뒤 윤사장은 몸조심을 많이 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김중배 사장이 MBC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한때 그가 MBC 사장으로 내정되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윤사장은 〈월간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어른(김대통령)의 말씀을 빌리자면 '스포츠서울 사장도 흥렬이에게 안되는 자린데…친인척은 안 된다'고 말씀하셨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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