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의 저력 여전하네
  • 고재열 기자 (scoosisapress.comkr)
  • 승인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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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무색무취’ 안성기 호감도 1위…한류 주역들 선전
안성기 조용필 최불암, 각기 국민배우 국민가수 국민탤런트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들은 우리 연예계의 종신 스타임이 분명하다.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에서 이들은 해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1위부터 3위까지를(안성기 12.2%, 조용필 9.7%, 최불암 9.7%) 독식했다.

텔레비전 드라마 <전원일기>를 통해 우리 시대의 아버지상을 구축한 최불암씨와,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한국 가요사를 장식한 조용필씨와 마찬가지로 아역 배우로 출발해 무려 47년 동안이나 영화를 찍어 온 안성기씨는 네티즌들에게도 가장 좋아하는 스타(4.9%)로 꼽혔다.

영화계에서 안씨는 무색무취 연기자로 불린다. 그는 늘 자신을 비워내고 그 빈 도화지에 시대를 그려 넣는 것으로 연기 이력을 쌓아왔다. 독재 정권 시절 <고래사냥> 등 청춘 영화의 주인공으로 주로 출연한 그는 억압받는 젊음의 탈출구를 마련해주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무렵, 그는 <하얀전쟁> <남부군> <태백산맥> 등 사회성 짙은 영화에 출연하며 시대의 목소리를 담아내기도 했다.

한국 영화의 암흑기에 믿음직한 맏형 노릇을 해왔던 그는 한국 영화가 황금기에 들어서자 기꺼이 후배들에게 권좌를 내주었다. 좋은 것은 무조건 동생에게 양보하는 착한 맏형처럼 그는 주연 욕심을 버리고 탄탄한 조연을 맡아 여러 영화에서 작품의 짜임새를 더하는 역할을 맡았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묻는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는 비(4.7%)와 전지현(4.4%)이라고 답한 네티즌이 많았다. 특히 비는 여성 네티즌(9.4%)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았는데, 이는 <상두야 학교 가자> <풀 하우스> 같은 드라마를 통해 그가 신세대 ‘얼짱’의 대표 주자로 이미지를 굳힌 덕으로 보인다.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국내 흥행 실패와 매니저와의 결혼설 때문에 데뷔 이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전지현은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전지현은 ‘저비용 고효율’ 연예인의 전형으로 꼽힌다. 최소한의 연기 활동과 최소한의 미디어 노출로도 그녀는 CF퀸으로서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의 연이은 실패와 스캔들로 인해 그녀의 입지가 다소 위태로워 보인다.
‘올드보이’ 최민식 새롭게 순위 진입

올해 순위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배우 최민식씨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는 오피니언 리더 조사(7.0% 4위)와 네티즌 조사(3.5% 6위)에서 고른 지지를 얻으며 새롭게 순위에 진입했다. 네티즌 조사에서는 특히 <올드보이>에서 15년 동안 까닭도 모른 채 무위도식한 그에게 동병상련을 느낀 것인지, 무직자들이 압도적인 지지(6.7%)를 보내 흥미를 끌었다.

한류 주역들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오피니언 리더 조사에서는 배용준(4.6% 6위) 이영애(3.9% 9위) 장동건(3.5% 10위)이 순위에 진입했고, 네티즌 조사에서는 전지현과 함께 보아(4.2% 4위)와 이영애(2.4% 10위)가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효리 신드롬을 일으키며 압도적인 지지로 1위(이하 오피니언 리더 조사)를 기록했던 이효리는 올해 8위로 미끄러졌다. 지난해 조사에서 5위와 6위를 기록했던 문성근·명계남 씨는 순위권 밖으로 멀찌감치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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