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 전도연, '연기 넘버1'
  • 고재열 기자 (scoop@e-sisa.co.kr)
  • 승인 2001.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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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여도 가장 높은 남녀 배우로 뽑혀…
평범한 얼굴로 비범한 연기 '닮은꼴'


한국 영화 점유율 상승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남녀 배우는? 이 질문에 영화 전문 기자들은 쉽게 의견 일치를 보았다. 전체 32표(복수 응답) 중 전도연(24표) 송강호(21표)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공헌 배우'에 선정되었다.




전형적인 연기파 배우인 전도연과 송강호는 각각 1997년 〈접속〉과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영화에 데뷔했다. 평범한 외모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 준 이들은 출연한 영화마다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음으로써 데뷔한 지 5년 만에 한국 영화계의 두 기둥이 되었다.


〈내 마음의 풍금〉 〈해피엔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 잇달아 출연한 전도연은 배역마다 자신의 색깔을 입혀 개성 있는 캐릭터를 그려냈다. 송강호는 〈초록 물고기〉 〈넘버3〉 〈조용한 가족〉에서 코미디 배우로 입지를 굳힌 뒤 연기 변신을 시도해 〈쉬리〉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대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전도연과 송강호의 연기는 장자의 호접몽을 연상케 한다. 어디까지가 연기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내 마음의 풍금〉의 '촌뜨기'와 〈초록 물고기〉의 '날건달'이 전도연과 송강호의 본 모습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들어 같은 것도 다르게 그려내면서 한국 영화는 관객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감독들이 평범한 얘기로 비범한 영화를 시도할 때 이들은 평범한 얼굴로 비범한 연기를 해냄으로써 화답했다.


1997년 〈접속〉으로 대종상 신인여우상과 청룡영화상 신인연기상을 받은 전도연은 1999년 〈해피엔드〉로 대종상·청룡영화상·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을 석권해 영화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1997년 〈넘버3〉으로 대종상 신인남우상과 청룡영화상 최우수조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고 프랑스 도빌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까지 받았다.


이밖에 한석규(16표) 유오성(8표) 유지태(7표) 최민식·신하균(6표) 안성기·이병헌·정우성(5표) 박중훈(4표)이 공이 큰 배우로 꼽혔다. 여자배우는 이영애(14표) 심은하(11표) 이미연(8표) 전지현(5표) 장진영(4표) 이미숙·배두나(3표) 이은주·김혜수·김호정(2표)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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