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잡지 전성 시대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2.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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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 18% 구독…패션 등 상품 가이드 ‘주력’


소비자 프로파일 리서치에 따르면, 남자 10명 중 1명은 패션에 관한 기사나 잡지를 즐겨 본다(13.8%). 특히 20대 남성은 열 사람 가운데 두 사람이 본다(18.2%). 최근에는 남성 잡지를 애독하는 여성도 늘고 있다. 남자 친구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조언해줄 수 있는 여자가 되고 싶어서이다.


국내에서 출간되는 대표적인 남성 패션지는 세 가지이다. <에스콰이어>는 패션지라기보다는 남성들의 생활과 관심사를 다양하게 꾸미는 종합지에 가깝다. 영화배우 알파치노의 인생 이야기라든가, 증언을 토대로 한 전투 경험담, 재테크 기사 등을 다루는 식이다.


2년 전 남성들의 패션 욕구가 서서히 싹트기 시작하던 무렵 창간된 는 패션지 성격이 좀더 강하다. 스포츠·자동차·여자 등 남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두루 다루는 편이지만, 코트 특집과 같은 패션 뉴스를 비중 있게 다룬다.


이 둘에 비하면 지난 10월 창간한 <맥심>은 더 발랄하다. 야한 여자를 표지로 내고, 스포츠 기사가 많다. 아예 ‘지루하거나 따분한 거, 목에 힘 준 사람은 맥심 출입 금지’를 잡지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들 잡지들이 한결같이 포기하지 않는 기사는 상품 가이드이다. 어떤 제품을 어디서 어떻게 구입하고,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상세하게 다룬다. 물론 명품을 비롯한 고급 브랜드 제품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남성 소비의 첨병 역할을 한다고 비난받기도 한다. 한 남성 잡지에서는 ‘평범한 다수 남자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소수 부유층을 위한 것인지, 점점 불어가는 대한민국의 허영심과 거품에 비누를 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독자의 따끔한 질책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이충걸 편집장은 “제품 정보나 소비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던 남성들에게 자기 스타일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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