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흔드는 ‘우먼 파워’
  • 나권일 기자 (nafree@sisapress.com)
  • 승인 2003.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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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강금실·추미애·조희진 등 맹활약…변호사들 사회 참여 두드러져



국내 최초의 여판사는 1950년대에 활동한 황윤석씨(작고)로 알려져 있다. 변호사였던 이태영씨(작고)와 함께 당대의 여성 법조인으로 쌍벽을 이루었다고 한다. 판사 출신인 황산성 변호사(59·사시 12회)는 국회의원을 지낸 뒤 환경처장관을 지냈다(1993년).



현직 최고참 여판사는 이영애 서울고법 부장판사(55·사시 13회)이다. 이부장판사는 경기여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 법대에서 석사 학위 과정을 마쳤다. 앞으로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법조인으로 꼽힌다. 이화여대 법대 출신인 전효숙 판사(52·사시 17회), 서울대 법대 출신인 전수안 판사(51·사시 18회)가 이부장판사와 함께 서울고법에서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주목되는 소장파 율사로는 사시 28회인 문영화 대법원 재판연구관(39)과 이 림 서울고법 판사(40), 사시 29회인 김소영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38)이 꼽힌다.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고대 법대 출신인 윤현주 판사(39·사시 31회)는 2001년 여성 판사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지법 형사 단독 판사를 맡아 눈길을 모았다. 윤판사는 “단지 여성 판사라는 이유로 언론의 눈길을 끌었던 것이 지금 생각해도 어색하다”라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45·사시 24회)은 광주고법 판사로 일하던 1995년 현직 여판사로서는 처음으로 정계에 입문해 화제를 뿌렸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차세대 대권에 도전할 만한 인물로 거론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특보를 맡았던 나경원 변호사(40·사시 34회)도 추의원처럼 현직 판사에서 정치권으로 이동한 사례.






나경원 등은 정치권 진출



검찰에는 여성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늦었다. 경기여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조배숙 민주당 의원(47)이 국내 여성 검사 1호이다. 조의원은 1982년 임숙경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검 검사로 임용되었지만 검찰 사회의 두터운 벽을 깨지 못하고 4년 만에 판사로 전관했다. 검사·판사·변호사 생활을 두루 거친 조배숙 의원은 “내가 합격(사시 22회)했을 때만 해도 여성으로는 열 번째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매년 여성 합격자만 2백명이 가까운 지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현직 여성 검사 최고참은 조희진 서울고검 부부장검사(41·사시 29회)이다. 여성 검사들의 큰언니 격인 조희진 검사는 “검찰 인사 때 특수부나 기획부서를 자청하는 후배들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조검사의 뒤를 이어 주목되고 있는 여성 검사로는 서울지검 이 옥 검사(39·사시 31회)와 사시 32회인 김진숙(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39)·이영주(전주지검·36) 검사가 꼽힌다. 지난해 여성 검사로서는 처음으로 대검찰청 연구관으로 발탁되어 화제를 모은 최정숙 검사(36·사시 33회)도 촉망되는 여성 검사이다.



소관 업무에만 치중하는 판검사와 달리 여성 변호사들은 사회 참여 활동이 두드러진다. 경기여고·서울대 법대 출신인 ‘법무법인 지평’ 대표 강금실 변호사(46·사시 23회)가 대표적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과 부패방지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고 있는 강변호사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아시아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한국인 리더’로 선정했다. 사시 27회 동기인 배금자(42)·박주현(40) 변호사도 사회 참여 활동에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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