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에 거짓말이 보인다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0.10.26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짓말을 할 때는 목소리가 떨리고 그 높낮이가 달라진다. 긴장 때문에 성대의 혈액량이 줄어들고, 신경 작용으로 성대에서 일그러진 음파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같은 원리를 응용한 휴대용 거짓말 탐지기가 나왔다. 정보기기 전문 벤처 기업인 911컴퓨터(대표 박승욱·911.co.kr)가 개발한 ‘핸디 트러스터’가 그것이다.

지금까지 거짓말 탐지기는 복잡한 수학적 연산 때문에 가정용 PC만한 크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를 집적회로(IC) 칩에 담아 깜찍한 휴대폰 크기로 만든 제품이 처음 나온 것이다.

911컴퓨터측은 이 제품의 판별 정확도가 82%에 이르며, 직접 대면할 때는 물론 일반 전화·휴대 전화 통화, 컴퓨터 음성 채팅에도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의 초기 화면은 사과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거짓말 정도에 따라 점점 벌레가 갉아먹은 모양으로 변하다가 나중에는 벌레만 남게 된다.

기존 거짓말 탐지기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대(5만원 상당)임을 감안하면, 이 제품을 일본의 다마고치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제작사의 포부가 허무맹랑하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선악과를 응용했다는 이 제품을 보며 드는 의문 하나. ‘그렇다면 이제는 하늘 대신 기계를 걸고 진실을 맹세해야 하나?’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