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한 주
  • 崔寧宰 기자 ()
  • 승인 199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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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16’이 ‘스텔스’를 삼키다

미국의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사가 7월3일 노스롭 그루먼사를 1백16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로써 연간 매출액 3백70억달러에 종업원 23만명을 거느린 미국 최대의 방산업체가 탄생했다. 록히드사는 F16기와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생산하는 미국 방산업계 1위 업체였고 노스롭사는 6위 업체로 스텔스기와 MX미사일 등을 개발해 왔다. 이번 합병은 보잉사와 맥도널 더글라스가 합쳐진 데 뒤이어 나온 것으로, 사양길로 접어든 미국 방산업계가 재편 과정에 들어갔다는 신호이다.

최근 몇 년간 이같은 통폐합을 이끌어 낸 주인공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다. 그는 93년 국방 차관 시절부터‘방산업체들이 통폐합하지 않으면 사양길로 접어든 시장에서 살아 남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그가 장관 직에 있던 90년대 중반께 미국 국방부의 무기 구입액은 한국전쟁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미국 국방부가 전투기를 사들인 회사는 26개나 되었다. 그러던 것이 통폐합 정책으로 록히드 마틴사와 보잉사 2개로 압축되었다. 캄보디아

게릴라·왕족 출신의 끝없는 권력 싸움

캄보디아 사태가 전면적인 내전 상황으로 확대되었다. 노로돔 라나리드 제1 총리 지지 세력과 훈 센 제2 총리 지지 세력으로 양분된 캄보디아군은 7월5일부터 수도 프놈펜 시내에서 포격전 등 무장 충돌을 벌였다.

이번 내전 사태는 노로돔 라나리드가 이끄는 민족연합전선과 훈 센의 캄보디아인민당이 폴포트파 몰락 이후 크메르 루주 잔당 만여 명을 서로 끌어들이려고 줄다리기하다가 터졌다.

노로돔 라나리드 제1 총리와 훈 센 제2 총리는 캄보디아 현대사에서 고비마다 대결과 타협을 거듭한 정치 라이벌이다.

노로돔 시아누크 국왕의 아들인 라나리드는 프랑스에서 공부한 정치 귀족 신분으로 친중 세력을 등에 업고 있다. 농민 출신인 훈 센은 크메르 루주 게릴라로 정치에 입문한 뒤, 베트남 지원을 받는 공산 정권에 참여해 크메르 루주를 타파하면서 정치 기반을 마련했다.

이들은 내전을 벌이다 유엔의 중재로 93년 총선을 통해 타협했다. 총선 결과 1당으로 떠오른 민족연합전선의 라나리드가 제1 총리, 2당으로 처진 캄보디아인민당의 훈 센이 제2 총리가 된 것이다.

두 세력의 무장 충돌은 7월7일 현재 훈 센이 주도하는 캄보디아인민당의 승리로 판가름났다. 훈 센 제2 총리는 7월7일 시아누크 국왕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노로돔 라나리드 제1 총리를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는 라나리드 제1 총리는, 파리에서 훈 센 총리를 상대로 장기 투쟁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영국

佛에서 짐 푼 ‘마지막 총통’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통이던 크리스 패튼은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프랑스 남부의 한 별장에서 회고록을 집필하며 은퇴 생활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2년 전 여름 휴가 때 한 친지의 권유로 프랑스 타른 지방의 생-마르탱-라게피 마을에 있는 18세기 농가를 개조해서 자신의 두 번째 거처로 삼았다.

미국의‘피터 번스타인 타임스’출판사는 7월1일, 패튼이 쓸 회고록은 커져 가는 중국과 동아시아의 경제력과 정치력에 관한 저술이라고 밝혔다. 즉 △홍콩에서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가 병존할 가능성 △유럽과 미국의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된 아시아 △아시아의 경제 성장에서 미국과 유럽이 배울 교훈 △영·중 홍콩 협상 이면사 등이 구체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고 한다.

타임스 출판사는 홍콩 차이나에서 첫 입법회의 선거가 실시되는 98년 봄에 영국의 하퍼 콜린스사와 동시에 패튼의 회고록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패튼이 머무르게 될 프랑스 남부 산악 지대의 생-마르탱-라게피는 인구가 4백명 정도인 조그마한 마을이다. 그는 이곳의 농가에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를 만들어 가족과 함께 생활할 예정이며, 딸은 근처에 있는 알비 대학에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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