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박광태 이강두 노무현 이신범 김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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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9.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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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태-이강두 지역 감정 싸움 세비 올리고 추태까지?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 기한(12월 2일)을 넘긴 예산결산특위 위원들이 이번에는 지역 감정 싸움까지 벌이는 추태를 보였다. 문제의 발단은 12월3일 밤, 평소 입이 걸기로 소문 난 국민회의 박광태 의원이 한나라당 이강두 의원의 정책 질의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부터. 경남 거창·합천 출신인 이의원이 전주 신공항과 광주 광(光) 산업단지 예산 배정을 문제 삼자 광주 출신인 박의원이 발칵한 것. 이의원을 밖으로 불러낸 박의원이 “조상 때부터 호남과 원수진 일이 있느냐. 뭐 이런 ××가 다 있어”라며 폭언을 퍼붓자 이의원이 “당신이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라고 맞받아쳤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자 한나라당은 예결위에서 집단 퇴장한 뒤 박의원의 사과와 예결위원 교체를 요구하며 예산안 심의를 거부했다. 박의원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이의원이 그 동안 세 차례나 전라도 예산만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런 것이라며 “지역 감정을 선동한 이의원이 먼저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의원의 추태는‘일은 안하면서 세비만 올리는’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 불만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두 의원은 서로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보다 국민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 옳을 듯하다.

노무현 부산 표밭 공략에 한나라당 거센 ‘태클’

지역 구도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며 부산에 내려간 노무현 국민회의 부총재가 지역구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노부총재의 정면 돌파를 순순히 허용할 것 같지는 않다. 노부총재의 맞상대로 거물급 인사 이름이 거론되는가 하면, 그의 현장 파고들기에 대한 감시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한나라당은 노부총재가 지역내 장애인협회에 담요 천여 장과 수백만원대 금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부총재측은 전혀 사실과 다른 모함이라고 해명했다. 장애인협회가 행사 지원 요청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거절했고, 관련 업체 몇 군데를 찾아가보라고 도움말을 주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부산시 선관위의 한 관계자 역시 “노부총재측이 금품 기부를 알선했는지 여부가 조사의 초점인데, 담요를 지원한 창신섬유는 그 전부터 장애인 단체에 기부를 해온 업체이고 현재로서는 노부총재측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신범, 휴대폰 번호 폭로 촌극으로 끝나자 언론에 화살

이신범 의원은 언론 문건이 폭로된 직후인 10월26일부터 29일까지 작성자인 문일현씨가 이종찬 국민회의 부총재, 고도원 청와대 비서관 등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지난 12월3일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청와대 직원의 것으로 보인다”라며 휴대폰 번호 8개를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이의원이 공개한 휴대폰 번호는 한나절도 지나지 않아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 전화 3개 중 6개가 문씨와 학연으로 얽힌 전·현직 기자였고, 나머지 2개는 SK텔레콤 베이징 지사 직원과 국내 사업가 것이었다.

이에 언론이, 이의원이 확인도 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폭로했다고 비판하자 이의원이 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것. 이의원은 “휴대폰 소유자의 신원이 잘 파악되지 않아 언론에 협조 요청을 한 것인데 그걸 마치 내가 확인해 보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폭로한 것처럼 썼다”라며 <한겨레> <한국일보> KBS 등을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는 등 명예 회복을 위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친정을 깨부숴야 내가 산다’복수의 칼날 벼리는 김용환

‘친정을 깨부숴야 내가 산다’. 지난 11월11일 충남대학 강연에서 벤처 신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가 자민련으로부터 출당 조처를 당한 김용환 의원이 자민련의 텃밭을 종횡무진하며 복수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자민련이 충청권에서 텃밭 다지기에 나서면 김의원은 영남권으로 가서 `‘자민련은 끝났다’며 맞불을 놓는 식이다. 자민련 지도부를 향한 그의 발언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박태준 총재의 중선거구제 주장에 대해서는 “자기 선거구 사정이 어려워 중선거구제를 요구하면서도 부정직하게 정치 개혁을 말하고 있다”라는 말로 비난했다. 김종필 총리가 조기에 당으로 복귀하겠다면서 내각제 불씨가 살아있다고 강조하는 데 대해서도 `‘소가 웃을 일’이라며 코방귀를 뀐다. 벤처 신당을 위해 허화평 의원과 손잡은 김의원은 내친 김에 이회창 총재와도 몰래 만남으로써 정치권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뇌관 노릇까지 하고 있다. 이런 김의원의 행보를 대놓고 비난하기도 뭣하고, 그냥 두자니 지지층 이탈을 부채질하는 것 같아 자민련 지도부는 속만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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