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요금 ‘팍팍’ 줄고 통화 품질 ‘짱짱’하네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4.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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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게 진화한 집 전화 서비스 ‘알뜰 사용법’
집전화 서비스도 골라 쓰는 시대가 왔다. 통화 품질도 좋고 요금도 싼 새로운 집 전화 서비스들이 속속 쏟아지고 있다. 신규 사업자들은 ‘최저 요금’을 무기로 집 전화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기존 유선 통신 서비스업체들은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집 전화 서비스, 어떤 것이 좋을까.

최근 가장 각광을 받는 것은 인터넷 전화이다. 국내에서는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로 처음 알려진 이 기술은 전화망이 아닌 인터넷망을 통해 음성을 전달하는 통신 서비스이다. e메일을 무료로 보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성 데이터를 인터넷 상에서 무료로 전달하기 때문에 요금이 아주 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 전화 이용자는 기존 유선 전화 이용자보다 통화료를 평균 77.8% 절약할 수 있다.

이용 방법도 훨씬 편해졌다. 전에는 헤드셋을 이용해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앞에서만 전화를 걸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전화 전용 단말기가 나오면서 유선 전화처럼 버튼만 누르면 전화를 걸 수 있다. 전용 단말기를 인터넷 케이블 모뎀에 연결하면 컴퓨터가 꺼져 있는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보통신부가 내년 상반기부터는 인터넷 전화에 착신 번호를 부여해 송수신이 가능케 하겠다고 해서 인터넷 전화는 일반 전화의 모든 장점을 두루 갖출 전망이다. 이미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터넷 전화를 이용한다.

인터넷 전화가 처음 나왔을 때에는 통화 품질이 엉망이었으나 최근에는 통화 품질까지 좋아졌다. 한국인터넷전화 김종성 실장은 “전화망을 이용한 유선 전화 못지 않게 깨끗하고 안정적인 통화가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전화+유선 전화=최저 요금 서비스

다만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려면 10만원 안팎을 투자해서 인터넷 전용 단말기나 교환기를 사야 하고, 인터넷 서비스를 받지 않는 가정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또 인터넷 전화는 애니유저넷·한국인터넷전화를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서비스하고 있는데, 모든 회사 서비스가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기술력 차이로 인해 일부 회사 서비스는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

그래서 최근에는 인터넷 전화와 유선 전화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였다. 인터넷 회선이 없어도 기존 전화선에 연결해서 쓰는 방식이다. 전용 전화기를 사거나 빌려도 되고, 가정에서 쓰던 전화기에 ‘ACR’ 교환기를 설치해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에서는 음성이 실내에서는 전화선을 타고, 밖으로 나가면 인터넷망을 타고 이동한다. 음성 데이터가 인터넷망만 이용할 경우 통화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약점을 보완한 서비스이다. (주)텔엔라이프 박문환 사장은 “전화망은 집 안에서만 이용하기 때문에 요금이 싸고, 통화 품질은 유선 전화와 똑같다”라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간 통신사 대비 국제 전화 요금이 최대 92%까지 싸고, 시외 전화와 이동 전화 요금은 50% 가량 싸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이제 도입 단계이고, 공급자들이 중소기업이어서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공급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서비스도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유선 전화를 이용해 국제 전화 서비스만 간단하게 이용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별정통신사업자들의 국제 전화 선불카드도 이용해볼 만하다. 국제 전화는 숫자를 여러 번 누를수록 요금이 떨어진다. 001, 002, 008 같은 기간통신사업자가 직접 제공하는 국제 자동 전화 서비스는 이용하기 편리하다. 그러나 편한 만큼 값이 비싸다. 기간통신사업자들도 선불카드 형태로 할인된 국제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값이 아주 싸지는 않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전화 요금을 할인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더 싼 방법은 애니유저넷·한화S&C 등 별정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국제 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기간사업자의 전화망을 도매 가격으로 싸게 사서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통화료를 직접 할인해줄 수 없지만, 별정통신사업자들에게는 도매 형태로 싸게 망을 내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별정통신사업자들의 서비스는 00700, 00787 등 접속 번호가 다섯 자리이다. 이들은 요금 수납 시스템이 마땅치 않아 선불카드 형태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전화비가 더 싸진다. 기간사업자 서비스보다 요금이 15~50%까지 싸다.

다만 선불카드를 이용할 경우 열 자리가 넘는 고유 카드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어느 사업자가 판매하고, 어떤 기간사업자의 통신망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통화 품질과 가격이 들쭉날쭉이다. 웹 사이트 러브다이얼(www.lovedial.co.kr)에서는 가격 비교를 쉽게 할 수 있다.

선불카드를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은 또 있다. 과금 체계를 꼼꼼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몇 초 또는 몇 분 단위로 과금하느냐에 따라 요금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1분 단위로 과금하는 선불카드의 경우 10초만 통화하고 끊어도 1분 요금만큼 돈이 빠져나간다. 미국·일본·캐나다 등 한국과 통화량이 많은 나라들의 경우에는 요금 할인 폭이 크지만 인도나 브라질 등 그렇지 않은 나라에 거는 전화 요금은 할인 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기간사업자도 ‘절약 서비스’ 내놓아

새로 나타난 유선 통신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한 기존 유선 사업자들의 마케팅 전략 또한 소비자에게는 많은 혜택을 준다. KT는 휴대전화 단말기를 사용하는 장소에 따라 집안에서는 일반 전화 요금으로, 집 바깥에서는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휴대전화 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원폰’ 서비스를 최근 내놓았다. 휴대전화를 무선 통신 기술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연결해 인터넷 전화 단말기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그만큼 전화 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또 KT와 하나로텔레콤은 화상 통화가 가능한 인터넷 전화를 최근 출시했다. 초고속인터넷망에 전화기를 직접 연결하고 상대방과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은 초고속인터넷과 케이블TV, 전화기에 각각 달려 있던 세 가지 선을 하나로 통합한 ‘트리플플레이 서비스(TPS)’도 내놓았다. 광주·대구·대전 등 지방에서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일반 전화와 케이블 TV, 초고속인터넷을 따로 이용할 때보다 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전국 각 지역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집 전화 서비스도 아는 만큼 더 잘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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