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테러 ‘임박’ 대형 참사 또 터지나
  • 모스크바·정다원 통신원 (dwj@sisapress.com)
  • 승인 2002.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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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이 최우선 표적…유럽 공격도 예고



9·11 테러 이후 세계는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범세계 차원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와중에,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도 다른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들과 공모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오사마와 알 카에다 수뇌부는 조직 총동원령을 내렸고 이슬람 극단주의 집단과 연합해 9·11 테러에 버금가는 가공할 테러를 계획했다고 한다. 최근 오사마의 종교적 동지인 탈레반 지도자 오마르는 “우리의 성전은 아프가니스탄에만 국한되지 않고 많은 나라들로 확산되고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들이 겨냥한 테러 대상국은 16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에 테러에서 자유로운 안전지대는 결코 있을 수 없다.



알 카에다의 최우선 테러 표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5월18일 아브델 아짐 알-무하드지르 알 카에다 공작부 사령관은 “알 카에다와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몰아내고, 팔레스타인이 승리하도록 돕겠다. 우리는 미국 공군에 맞설 무기를 입수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알 카에다의 한 야전군 사령관은 <아쉬-샤아크 알-아우사트> 신문과의 회견에서, “이스라엘 민족주의를 지지·지원하는 미국과 투쟁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도 단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튀니지의 제르바 섬 유태교 회당 폭파 작전은 알 카에다 조직원인 나자르 세이푸지나 작품이고, 이는 미국 공격의 신호탄으로 즉각 후속 공격이 단행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입수한 첩보에 따르면, 알 카에다 특공 조직이 이미 미국 본토에 잠입하는 데 성공한 듯하다. 5월 중순께 중앙정보국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알 카에다 테러 특공대 최소 25명이 소형 선박을 이용해 영토 내로 침투했다고 밝혔다.



과연 알 카에다는 어떻게 미국을 공격할까. 알 카에다는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을 공격해 미국의 자존심을 뭉그러뜨릴 계획이라는 설이 있다. 또 철도·항만·발전소와 석유·가스관 등 기간산업을 파괴해 경제에 치명타를 가하고, 방사능 낙진을 이용한 일명 ‘더러운 핵폭탄’ 공격을 감행하며, 핵 기지와 같은 특수 군사기지를 습격할 것으로 관측되기도 한다.






현재 자유의여신 상은 접근이 금지되었고 주변에는 상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수사관들이 4월1일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알 카에다 3인자 아부 주베이다를 3주간 집중 심문한 결과, 알 카에다가 대량살상무기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것이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그의 자백을 현재 9·11 테러 혐의로 기소된 유일한 생존자인 자카리아스 무사위의 증언과 비교·분석한 결과 알 카에다의 대량살상무기 공격설이 상당한 근거가 있음이 밝혀졌다.
5월29일 인터넷 통신 <워 온라인>은 오사마가 이스라엘 영토 내 테러를 사주해 왔다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믿을 만한 세포 조직을 통해 중동 극단주의 그룹과 접촉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주도해 왔다. 무니르 마크다라는 인물이 알 카에다의 자금 중개역을 맡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팔레스타인 내 테러 조직을 일소하기 위해 ‘방벽 작전’을 펼쳤던 이스라엘은 체포한 테러 지도자들을 심문한 결과 2000년 가을부터 시작된 일련의 이스라엘 내 테러가 마크다의 재정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이스라엘 내 테러는 오사마가 사주했던 셈이다. 최근 오사마는 이들 테러 집단과 텔아비브의 대규모 연료 저장고 폭파 작전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칸 사원 등 기독교 유적지도 위험



알 카에다의 유럽 공격도 예고되고 있다. 5월 초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르 주르날 드 디망쉬>는 프랑스와 독일 정보통을 인용해 알 카에다의 테러 공격을 경고했다. 주요 공격 대상국으로는 반 테러 작전에 적극 공조·동참하고 있는 영국·프랑스·독일이 지목되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라크·이란·예멘·수단 출신 알 카에다 요원 30명이 유럽에 잠입했다. 이들은 영화관·교회 등에 침입해 인질을 잡고 이미 구속된 동료들과의 교환 협상을 벌일 계획이며, 지중해 유람선에서 인질극을 벌일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또한 파리의 성모 성당·바티칸 사원·노트르담 사원 등 기독교 유적물들과 브뤼셀의 나토 사무국, 스페인의 EU(유럽연합) 사무처 같은 국제기구들이 테러에 노출됨으로써 특별 검문·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 이외에 터키도 알 카에다의 테러 대상국이다. 터키는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데도 유럽의 대변인 역할을 자임하며 반 테러 전쟁에 적극 공조했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참여하고 있다. 알 카에다는 수도 앙카라 인근 공항 이외에 터키가 자랑하는 세계적 문화 유산인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사원에 대한 공격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테러 공격을 받았다. 5월8일 승전 기념일을 맞아 카프카스 다게스탄 공화국의 카스피 시에서 체첸 반군의 소행으로 보이는 폭탄 테러가 발생해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고, 카자흐스탄에 있는 바이코누르(러시아 우주기지)도 폭탄 테러를 당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반 테러 연합군의 공세가 거세지만,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양측의 희생이 속출하고 있고, 조만간 더욱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아프가니스탄 지도자를 선출하는 로야 지르가(원로회의)가 임박해(6월10∼16일) 종파·정파 간에 권력 투쟁이 격화하는 혼란한 상황을 탈레반이 반격의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적 대결인 냉전시대가 사형 선고를 받은 뒤로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종교적 갈등과 투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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