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영화 <치킨 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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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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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의 신나는 농장 탈출기
치킨 런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의 클레이(진흙) 애니메이션 <월레스 앤 그로밋>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학수 고대했을 법한 작품이다.

아드만 스튜디오의 전작 단편들이 선악의 경계를 따지기보다는 캐릭터로 승부해 독특한 감칠 맛을 느끼게 했던 것과 비교 할 때 <치킨 런>은 미국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의 길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있다.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볼거리가 많으며, 선악의 구별이 분명해졌다.

닭 농장의 닭들은 매일 달걀을 낳는 대가로 목숨을 부지한다. 자유는 없지만, 빵은 안전하게 보장되는 곳인 셈이다. 하지만 암탉 진저는 매일 농장을 탈출할 궁리에 골몰한다. 친구들을 모두 데리고 빠져나갈 묘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에 진저는 거의 매일 밤 탈출을 주도하다가 독방 신세를 진다.

그러던 어느 날 날아다니는 수탉이 농장에 불시착한다. 진저는 닭들이 비행법을 익히면 간단히 농장을 탈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를 극진히 모신다. 한편 달걀을 주워 파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농장 주인은, 닭을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닭 파이가 생산되는 기계를 사들인다. 심상치 않으 사태가 벌어질 것을 직감한 진저는 수탉을 더욱 채근한다.

자유를 갈구하는 닭과 빵에 자족하는 닭들을 대비한 것을 포함해, 구세주로 대접받았던 수탉이 정작 서커스단에서 대포밥 신세로 살아 왔음이 드러나는 대목은 인간의 사연 못지 않은 페이소스를 자아낸다.

연극
늙은명마의 추억 한토막 홀스또메르


톨스토이가 중편 소설 <홀스또메르>가 원작이며 늙은 얼룩배기 거세마인 홀스또메르가 명마로 이름을 떨칭던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는 구조다. 1997년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3년 만에 다시 극장에 오른다. 12월15일~2001년 1월21일 유시어터에서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4시(월 쉼)에 공연된다. 연출 박승걸. 출연 유인촌 김선경 정규수 박선우 최경원. 문의 02-3444-0651
토종 판타지 뮤지컬
써우와 다므루


장돌뱅이로 거리를 떠돌던 남자 다므루가, 들꽃 같은 여인 써우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성숙한 남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서정적으로 그린 창작 뮤지컬. 극단 즐거운 사람들이 만든다. 12월15일~31일 동숭홀에서 평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일 ·공휴일 오후 3시, 6시에 공연된다. 연출 권재우, 출연 김기순 박성찬 문경민 고인배 민지선. 문의 02)745-5127.

신명나는 리듬과 소리의 한마당
스텀프


리듬과 비트, 소리로 승부하는 비언어 연극의 대표작 <스텀프>가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영국의 길거리 공연에서 출발해 뉴욕에서 7년째 매진 공연을 계속하고 있는 이 작품은, 11명의 배우가 쓰레기통 뚜껑, 낡은 싱크대, 빗자루 등 일상의 사물을 이용해 현란한 리듬의 축제를 벌인다. 11월28일~12월10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평일 오후 7시30분, 토 일요일 3시, 7시에 공연된다. 문의 02)780-6400

문명의 끔찍함, 생명의 끝없음
임옥상 전


대표적인 사회파 화가인 임옥상씨가 여덟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생명을 잉태하는 흙과 문명의 상징인 쇠를 대비시켜 문명의 폭력성과 생명의 근원성에 대해 말하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역사와 의식, 탄도, 자유의 신 등이다. 11월29일~12월10일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문의 02)736-1020

연말 연시를 아기자기하게
크리스마스 파티 전


성탄과 송년 파티에 어울리는 테이블 장식과 소품을 선보이는 전시회다. 곽여은 박성원 안애경 이영호 전상호 등 금속 ·도자 ·유리 ·섬유 부분의 공예가 8인이 참여한다. 12월6일~2001년1월10일 갤러리 헬로 아트 및 웹 사이트 helloart.com에서 볼 수 있다. 문의 02)3446-4480
기타와 리코더로 이루는 '부창부수' 화음
미칼라 페트리와 라르스 한니발 듀오 콘서트


리코더 연주자인 미칼라 페트리는 고전에서부터 현대 음악까지 리코더 음악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의 남편이자 기타리스트인 라르스 한니발과 함께 펼쳐는 듀오 리사이틀은 국제 무대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1999년 처음 내한해 공연한 적이 있다. 올해는 게오르그 필립 텔레만 ·에레네스트 크래머 ·헨델 ·바흐의 곡을 연주한다. 12월17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된다. 문의 02)541-6234

피터그리너웨이가 일본 고전을 만날때
필로우 북


영국 작가 피터 그리너웨이의 1995년 작품으로 일본의 고전 <필로우 북>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 책은 헤이안 왕조의 한 여인이 궁의 의식과 행사, 개인사를 적은 일기로 13편의 시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는 그 시의 내용을 좇아 이야기를 전개한다. 한 스크린에 두 화면을 짜넣는 등 형식도 파격적이다. 12월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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