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 사투리는 나에게 외국어였다"/유오성
  • 노순동 기자 (soon@e-sisa.co.kr)
  • 승인 200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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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배우'로 뜬 유오성/

'벼랑 끝 몰린 감독' 또 건져 올려


지난 4월3일, 연세대 신인문관 강당, 배우 유오성이 나타나자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미디어 사회 이해〉(김주환 교수)에서 〈친구〉의 제작진을 강단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영화 〈친구〉로 명실상부한 연기파 배우의 반열에 올라선 유오성은 "나의 징크스는 실패한 감독과의 동거"라고 운을 뗐다. 김성수·장 진·김상진 감독과의 작업을 말한다. 결과는? 그는 벼랑 끝에 몰린 세 감독을 가뿐하게 건져 올렸다.


복덩이인 그에게도 영화 〈친구〉는 느낌이 각별한 모양이었다(유오성은 함께 강단에 선 곽감독을 '이 친구'라고 불렀다). 곽감독의 증언에 따르면 유오성은 영화가 세 번이나 기약 없이 미루어졌어도 '걱정마라. 나는 언제까지든 기다리다'며 오히려 감독을 다독였다.


그 열정은 곽감독이 지핀 것이기도 했다. "부산 사투리는 나에게 외국어나 마찬가지였다. 이친구(곽감독)가 대본을 녹음해 주었는데 테이프가 B면으로 넘어가자 목소리가 갈라졌다. 가슴이 후끈했다"라고 유오성은 말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마다 방점을 찍어 어조를 익힌 덕에 그는 속 깊은 준석의 체취를 살려냈다. 그 탓에 장동건만 억울해졌다.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유오성에게 가려 빛이 바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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