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츄리닝, 우와~ 멋으로 입는다, 우와~”
  • 고재열 기자 ()
  • 승인 2003.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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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패션과 관련해서는 고전적 가설이 하나 있다. 뉴욕이나 파리의 패션산업 리더들이 2년 전에 유행 색상을, 1년 전에 소재를 결정한다. 6개월 전쯤 컬렉션을 통해 유행 디자인이 소개되면 이것이 미디어를 통해 일반에 전달되면서 유행된다는 이론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올 봄은 여성미를 강조한 페미닌룩이 유행하면서 물방울 무늬가 주류를 이루고 미니 스커트가 부활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유행은 요즘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왜일까? 가설이 틀렸기 때문이다. ‘패션 제국주의’ 시대는 갔다. 더 이상 뉴욕이나 파리의 패션산업 리더들이 우리의 거리를 지배하지 못한다. 유행을 일으키는 사람은 프라다도, 돈나카란도, 아르마니도 아니다.

유행 창조자는 따로 있다. 바로 연예인들이다. 김희선·송혜교·이영애·김남주가 그들이다. 올 봄 유행은 이영애가 맡았다. 그가 한 카드회사 광고에서 입고 나온 검정색 줄무늬 트레이닝복이 거리를 점령한 것이다. 요즘은 남자들까지 입고 다닐 정도로 만개했다. 그러나 트레이닝복 유행의 부작용도 없지 않다. ‘마음은 이영애인데 입고 나면 지상렬’(트레이닝복을 자주 입던 개그맨)이 되는 것이다. 이를 본 <개그 콘서트> 우비 삼남매의 한마디. “이것은 츄리닝. 운동할 때 입는다.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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