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 소종섭 ()
  • 승인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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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대범해 두들겨 맞네
"너무 대범한 것이 문제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386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사진)을 이렇게 평했다. 정치적으로 각별하게 주목되는 상황이어서 사소한 일도 도마에 오르기 십상인데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가 안부소장에 대해 이렇게 말한 것은, 그동안 가까이 지켜보면서 느끼기도 했지만, 특히 최근 그의 행태가 좀 걱정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진작부터 ‘나라종금측으로부터 로비 자금을 받았다’는 공격에 시달려온 안부소장이 최근 집중적으로 구설에 오른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이미 2∼3주 전부터 정·재계 정보통들 사이에는 ‘안희정이 물들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뒤 집을 옮기고 차를 새로 사는 등 과거 정권의 실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최근 경기도 부천에서 경기도 일산으로 집을 옮겼다. 본인은 개인 대출 8천만원을 받아 40평 아파트에서 같은 40평 아파트로 옮겼을 뿐인데 그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항변했지만, 구체적인 경위보다는 ‘집을 옮겼다’는 부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리라는 점을 그는 간과했다. 평소 타고 다니던 1994년형 소나타를 SM5로 바꾼 것도 그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이 나오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안부소장은 “대학 동기 몇이 내가 타는 차가 낡아 돈을 모아 사주겠다고 해 친구의 회사 차로 등록해놓고 타고 다녔을 뿐이다”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의 해명을 듣고 친구들과 잘못 어울리다 신세를 망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김홍업씨를 떠올렸다는 사람도 많았다.

여권에서는 이처럼 ‘신중하지 못한’ 그의 행동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가 노무현 정권의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의 표적이 되어 공격받고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가 수시로 방송에 출연해 개혁의 당위성을 설파해 왔고,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구주류를 ‘후안무치’ 등의 용어를 써가며 강력히 비난하는 등 ‘노무현 이론’을 전파하는 최일선에 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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