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고 군부 개혁”
  • 박성준 기자 (snype00@sisapress.com)
  • 승인 2004.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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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난 3월14일 치러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사진)이 70% 가까운 높은 지지를 얻으며 강력한 경쟁자인 러시아 공산당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의 대선 승리 첫 일성은 앞으로 러시아 경제를 살리고 빈곤 퇴치에 앞장서며, 군 개혁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었다.

푸틴 대통령의 재선에 러시아 국민 내부에서 불만이 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푸틴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자기의 정치 노선에 반대하는 일부 기업을 탄압했으며, 국영 방송사를 통제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등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 전 러시아는 이같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감 때문에 국론 분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러시아 대선의 막판 변수는 투표 참여율이었다. 러시아의 현행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율이 50% 미만이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반푸틴 진영의 일부 지방 정부는 유권자들에게 선거 당일의 경기 관람권이나 공연장 입장권을 무료로 나누어주며 투표율 끌어내리기에 안간힘을 쏟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은 62%가 투표에 참가해 푸틴의 손을 들어주었다. 주된 이유는 푸틴이 옛 소련 붕괴 이후 등장한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집권기 10년 간의 혼란을 수습하고, 러시아를 안정 국면에 진입시켰다는 것이다. 보리스 옐친 시절 러시아는 잇단 경제 실책으로 국가 경제가 파탄 상태에 빠지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정부에 잔류했던 옐친 세력은 사사건건 푸틴 대통령의 발목을 잡아왔다.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푸틴은 명실상부한 러시아 행정 수반으로서 국정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푸틴 대통령이 소속한 집권 여당은 이미 지난해 12월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어 푸틴 대통령의 집권 2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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