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권 레이스' 출전 신고
  • 고재열 기자 (scoop@e-sisa.co.kr)
  • 승인 200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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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씨, IOC위원장 선거 출마 선언…

"당선 가능성 높아"




여야 후보들이 때 이른 대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스포츠 대권' 레이스가 화제다. 오는 7월16일 모스크바에서 벌어질 차기 IOC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김위원은 자크 로게 유럽지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회장과 리처드 딕 파운드 세계반도핑기구(WADA) 위원장과 함께 당선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외신들은 김위원이 '스포츠 대통령'에 등극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일한 유색 인종 후보인 김위원이, 그동안 유럽계가 IOC를 좌지우지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위원들의 반유럽 정서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로게 후보와 딕 파운드 후보가 유럽 표와 미주 표를 분산시키고 있고 로게 후보의 유럽 표가 다시 200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놓고 앵글로 색슨계와 라틴계로 분열된 것도 김위원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위원이 IOC 위원이 20명 속한 국제경기단체총연합회(GAISF) 회장이라는 점도 유리한 요소로 파악된다.


IOC 위원장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전체 IOC 위원 과반수의 표를 얻어야 한다.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투표는 계속된다. 전세계 IOC 위원은 1백23명으로 이 중 출마자가 소속한 국가의 위원 12명을 제외한 1백11명이 투표에 참가하게 되므로 55표 이상의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국내외 스포츠 전문가들은 5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김위원과 로게 후보가 '스포츠 대권'을 놓고 결선 투표를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거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는 김위원은 GAISF 회장으로 내리 일곱 번 당선되었다. 지난 2월27일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와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선거에서도 김위원은 만장일치로 세 번째 선출되었다. 김위원을 잘 알고 있는 스포츠계 인사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그가 이미 표 계산을 끝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위원이 최근 파리에서 딕 파운드 위원장을 극비리에 만난 것도 결선 투표에 대비해 합종연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김위원은 "올림픽의 기본 이념이 지나친 상업주의와 프로화로 훼손되었다. 올림픽의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되살리겠다"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하지만 김위원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 스캔들로 조사 받은 전력이 있고, 자녀의 취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구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스포츠 '치국평천하'의 대장정에 나선 그가 '수신제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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