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홈페이지, 사자성어 '용쟁호투'
  • 고재열 기자 (scoop@e-sisa.co.kr)
  • 승인 2001.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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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4일 청와대 홈페이지(www.cwd.go.kr) 자유 게시판은 김대중 대통령의 치세에 대해서 사자성어 대결을 벌인 두 네티즌 거사의 공방으로 뜨거웠다. 맹꽁이서당과 wjdwogkr(한글 자판으로는 정재학)라는 네티즌은 이 날 총 33수를 주고받으며 김대중 정부의 치세에 대해서 갑론을박을 펼쳤다. 두 네티즌은 다음날도 김대중 대통령을 십이간지에 나온 동물에 빗댄 십이지신 논쟁을 벌였다.




첫 포문은 맹꽁이서당이 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으니 이를 배은망덕이라 한다'라고 맹꽁이 서당이 공격하자 wjdwogkr는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을 우러르고 있으니 이를 결초보은이라 한다'라고 응수했다.


맹꽁이서당이 '김대중 정부의 개혁은 구호만 요란했을 뿐 국민을 죽이는 개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으니 이를 용두사미라 한다'라고 비난하자 wjdwogkr는 '김대중 정부의 개혁이 뜻을 얻어 승천하니 하늘이 이를 반겨 하늘 문을 열었다. 이를 등룡개천이라 한다'라고 맞받아쳤다.


다시 맹꽁이서당이 '김대중 정부는 북한 상선이 영해를 침범해도 김정일에게 혼날까 봐 아무 대응도 못하였으니 이를 수수방관이라 한다'라고 비꼬자 wjdwogkr는 '참고 또 참아 통일의 초석을 놓으니 이를 인내백인이라 한다'라고 두둔했다.


청와대는 두 네티즌이 누구인지 파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맹꽁이서당이 동교동계에 대해서 '도움은 별로 안 되지만 버리기는 아까우니 이를 계륵이라 한다'라고 꼬집은 것에 대해 wjdwogkr가 '보배로운 옷과 같으니 이를 보의라 한다'라고 무리해서 응수한 것을 보면 최소한 한쪽은 관변 냄새를 풍긴다. wjdwogkr는 6월18일까지 청와대 게시판에 총 7백73개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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