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 소종섭 기자 (kumkang@e-sisa.co.kr)
  • 승인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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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사업만 한다" 이 악물고 있지만…


지난 6월20일은 현대아산 이사회 정몽헌 회장에게 가슴이 뻥 뚫린 날이다. 이 날 한국관광공사는 금강산 관광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측에 주기로 한 돈(월 1천2백만 달러) 가운데 올 2월부터 연체된 2천2백만 달러(약 2백90억원) 때문에 가슴이 타들어 갔던 정회장에게는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소식이었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금강산 관광 사업이 활로를 찾음으로써 정회장은 대책 없이 돈을 까먹는 상황에서 벗어났다. 정회장측은 관광공사가 참여하는 것을 계기로 삼아 개성과 평양을 오가는 육로 관광을 추진하고, 다른 민간 기업을 끌어들여 '먹고 마시는' 사업을 해 금강산 관광 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회장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그는 지난 6월21일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경영권 및 의결권 포기 각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데 이어 현대증권 지분 19.8%를 미국 금융회사인 AIG에 넘기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그동안 하이닉스 반도체·현대건설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렸던 정회장은 현대상선과 현대아산 등 5개 계열사만을 보유한 '미니 총수'로 전락하게 되었다.


정회장측은 '앞으로는 돈 되는 사업만 하겠다'며 이를 악물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이미 '돈줄'을 관광공사에 넘긴 이상,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한 그의 역할은 상징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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