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21% "여성도 군대 가야 한다"
  • 고재열 기자 (scoop@e-sisa.co.kr)
  • 승인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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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증인 신자들의 '양심적 병역 거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여대생들이 '양심적인 병역 이행'을 주장하고 있어 화제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과 이의용 강사와 학생들이 여대생 2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대생 5명 가운데 1명(21%)은 '여성도 사회적 지위 및 책임 증가에 따라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어떤 군대에 가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요즘 남자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카투사(31.5%)로 가겠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빨간 스카프'의 공군(25.5%)과 ROTC 장교(21%)가 그 뒤를 이었다. '귀신 잡는' 데에는 별로 흥미가 없는 듯 해병대(2.5%)에는 지원자가 적었다.


'애인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간다'(22%)는 대답도 꽤 있었지만 '기다리라고 한다'(31%)는 대답이 더 많았다. 어느 생명보험회사 광고에서처럼 남자가 여자를 군대에 보내며 눈물 지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병역 기피 여부와 적절한 복무 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기피는 아니지만 편한 보직으로 갈 방법을 연구하겠다'(63.5%)는 대답과, '1년 이하'(56%)가 가장 많았다. '머리 길이는 어느 정도가 좋겠는가'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자유 의지에 따라 기른다'(43.5%)고 대답했다. 군대에 가더라도 '짧고 가늘고 예쁘게' 다녀오겠다는 것이 여대생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대답을 보면 아직 군기가 제대로 든 것 같지는 않지만 여성들이 '사고의 사각지대'에 속했던 병역 의무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역지사지라는 관점에서 병역 의무를 생각해 보면 휴가 나온 남자 친구들을 귀찮아하거나 제대한 복학생이 군대 이야기를 해도 짜증 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술자리 단골 안주는 군대에서 경험한 부풀려진 무용담이다. 그런데 여성도 군대에 가게 되면 과연 남자처럼 군대 얘기로 날 새는 줄 모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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