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안 현대키피탈 회장
  • 소종섭 기자 (kumkang@e-sisa.co.kr)
  • 승인 2001.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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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만둔 쓰라린 사연




지난 7월24일 현대캐피탈 회장으로 발령받은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이미 7월 초순부터 물러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이회장이 물러나기 2주 전쯤부터 바깥의 지인들에게 사임 의사를 밝혀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때문에 '금융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그를 현대캐피탈로 보냈다는 현대차측 설명은 '대외용'임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현대차 주변에서는 이회장이 물러난 데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고 본다. 우선 현대정공 출신들의 견제다. 지난해 〈동아일보〉가 그를 현대차의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로 거론한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현대차 내에서는 '이계안 사장이 너무 뜨는 것 아니냐'는 등 그를 견제하는 흐름이 생겨났다. 이회장이 현대차에서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그의 후임인 김동진 사장이 현대정공 출신이라는 점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또 지난해 'MK(정몽구 회장)-MH(정몽헌 회장)' 싸움에서 MK를 지지했던 그는 현대종합상사 및 현대생명 인수를 검토했던 점, 최근의 하이닉스 DR 인수설 등과 관련해 MH의 영향력 아래 있는 현대그룹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 시달렸다. 현대차 합작법인인 다임러측이 '깐깐한' 이회장을 부담스러워했다는 말도 있다. 현대차 주변에서는 또 그가 현대캐피탈에 오래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이래저래 그의 거취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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