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선 민주당 의원
  • 안철흥 기자 (epigon@e-sisa.co.kr)
  • 승인 2001.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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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한번 열면 정치권 '시끌벅적'




구설이 잦다 보면 화를 당하는 법. 그동안 거친 발언을 숱하게 뿜어내 정치 언어의 한계 수위를 시험해오던 민주당 안동선 의원이 8월20일 결국 최고위원 직을 사퇴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부친의 친일 경력을 비난한 8월16일 발언 이후 나흘 만이다.


한나라당이 영수회담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강력 대응하고 나선 것이 직접적인 계기. 한나라당은 일본 군복을 입은 김대중 대통령의 고등학교 시절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모처럼 대화 국면이 격돌 국면으로 빠르게 되돌려지자 여권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김대통령까지 나서 안의원을 심각하게 질책했다. 안의원은 수 차례 사퇴-불가 사이를 오가다가 결국 사퇴 쪽을 택했다. 자의 반 타의 반인 셈이다.


권노갑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안의원은 그동안 동교동 구파의 시각을 대변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어왔다. 지난해 말 김중권 대표 지명에 반발하며 탈당 불사를 외치기도 했고, 올해 여러 차례에 걸쳐 초·재선 개혁파 의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최근에는 판교 신도시 개발 문제로 이해찬 정책위의장과 막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최고위원 사퇴로까지 이어진 이회창 총재 비난 발언을, 그는 8월 1일에도 거의 똑같이 한 바 있다. 그러나 그 때는 여야가 '냉전' 중이었고, 지금은 DJ가 직접 나서 '탈냉전'을 모색하던 중이었다는 점이 차이다. 그의 말은 거침이 없었으나, 때를 맞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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