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만 전 청와대 제1부속실 국장
  • 안철흥 기자 (epigosisapress.comkr)
  • 승인 200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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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그림자가 DJ 배신했네


4월21일 사표가 수리된 이재만 전 청와대 제1부속실 수행담당 국장(아래 사진 맨 오른쪽)은 야당 시절인 1990년대 초반부터 김대중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보좌해온 인물이다. 대통령 집무실 문 밖이나 대통령 전용차 앞좌석이 그의 ‘근무 중 정위치’. 지팡이를 든 채 대통령 뒤를 따르는 그를 보고 주변에서 붙인 별명이 ‘지팡이 비서’다.


그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중앙대 총학생회 간부를 지냈고 무술에도 능하다. 입 또한 무거워 대통령의 일정을 알고 싶어하는 동교동계 인사들의 부탁을 뿌리친 일이 여러 차례다. 그런 그가 금품을 받고 ‘2급 비밀’인 대통령 동정을 최규선씨에게 유출해 왔다는 사실에 여권 인사들은 충격을 받고 있다.


이씨는 1997년 대선 전 일산 자택을 드나들던 최씨를 만나 친해졌다. 둘의 관계는 최씨가 경계 인물로 지목된 다음에도 서로의 필요에 의해 지속되었다. 이씨에게 최씨는 여전히 ‘대통령 막내 아들의 절친한 친구’였고, 최씨에게 이씨는 ‘최고급 정보 창구’였던 셈.


이번 일로 청와대의 체면은 또 한번 깎이게 생겼다. 수석비서관부터 청소부까지 불명예스럽게 옷을 벗은 청와대 직원이 10명에 이르는데, 수행비서까지 그 대열에 낀 것. ‘비리 없는 청와대 사람 손 들어 보소’라는 비아냥이 나와도 청와대는 할 말 없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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