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 이숙이 기자 (sookyi@sisapress.com)
  • 승인 2002.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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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검찰 소환장 받고 ‘펄쩍’…“대선 위한 비리 청산 시작됐다” 해석도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냐!”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민주당 권노갑 전 고문(사진)의 첫 반응이다. ‘진승현 게이트’를 수사하는 서울지검 특수 1부(박영관 부장검사)는 4월29일 권씨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진승현씨로부터 ‘권씨에게 2000년 7월 5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권씨가 2000년에 민주당 최고위원이었고 진씨는 검찰 수사로 사실상 수배 상태였기 때문에 돈 거래가 있었을 경우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본다.






이에 대해 권씨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펄쩍 뛰었다. ‘진승현이가 누군지 얼굴도 모르는데 어떻게 돈을 받았겠느냐’는 반박이다. 잘못이 없으니 5월1일 오전 10시 정확하게 검찰에 나가 잘잘못을 따지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권씨를 소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정가에서는 ‘비리 청산을 위한 신호탄이 올랐다’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고 새 후보가 탄생했으니 이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털 것은 다 털고 가는 정지 작업이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여권 일각에서는 월드컵 전까지 세 아들 문제를 포함한 각종 게이트를 정리하고, 월드컵 여세를 몰아 6월 지방 선거를 축제 분위기에서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일찌감치 권씨와 관련한 진술을 확보해 놓고 민주당 경선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는 ‘타이밍 조절론’도 나온다.



권씨 소환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동교동 구파에 치명타가 될 것 같다. 4월28일 끝난 민주당 경선과 지도부 선거에서 동교동 구파는 급격히 퇴조하는 양상을 보였다. 구파가 지원한 이인제 후보가 중도 사퇴했고,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권씨와 대립해온 한화갑 후보가 1등을 차지했다. 구파 대표선수로 나선 김옥두 후보는 8위 안에도 못 드는 수모를 겪었다. 그런 마당에 권씨마저 사법 처리가 된다면 구파는 완전히 구심점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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