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총리 탄생하나
  • 이숙이 기자 (sookyi@sisapress.com)
  • 승인 2002.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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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상 서리, 각종 의혹으로 만신창이…야당 공격·얼굴 마담설로 ‘곤욕’
"고작 ‘7개월 총리’를 하겠다고 평생 공들여온 이력에 돌이킬 수 없는 흠집을 남기다니….” 한 이화여대 동문이 장 상 총리서리를 두고 한 이 말에는 안타까움 반 비난 반이 담겨 있다.





이 동문의 말마따나 장총리서리는 개각 직후 터지기 시작한 각종 의혹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아들 국적 문제는, 1977년 당시 이중 국적자에 대해 호적 정리를 강요하는 제도가 있었다는 법무부 자료가 공개되면서 다소 누그러졌지만, 한국 국적을 포기한 후에도 주민등록을 유지하고 의료보험 혜택까지 받은 것이 새로운 시빗거리로 떠올랐다.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졸업’을 ‘프린스턴대 신학대학원 졸업’으로 표기한 것도 쟁점이다. 또 ‘장총리서리가 경기도 땅에 3천만원을 투자해 34배까지 불렸다’는 일부 보도는 다소 과장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구입 시기나 목적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이처럼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초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 때문에 통과 의례에 그치리라던 국회 인사청문회가 치열한 검증의 장이 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DJ 정권의 ‘오기 인사’에 대한 최후의 응징 기회로 삼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속사정도 편하지만은 않다. 공격 일변도로만 나가다가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장 여성계의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민감한 대목은 장총리서리 아들의 국적 문제가 정치 공방으로 치달을 경우, 이회창 후보 두 아들의 병역 문제와 손녀 원정 출산 문제까지 재론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DJ 정권에 최대한 타격을 입히되 이후보에게 불똥이 튀는 것은 막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그 중 하나가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을 문제 삼는 쪽이다. 청와대는 평소 공직기강 비서관실에서 공직 임명 가능성이 있는 각계 인사 수천 명의 존안 카드를 관리하면서 검증 작업을 벌인다. 장총리서리에 대해서도 사전 검증 절차를 거쳐 별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국정 장악에 장 상 이용?


하지만 DJ 정권 초기부터 장관 물망에 올랐던 장총리서리에 대한 검증에 이렇게 구멍이 뚫린 것은 석연치 않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에서는 청와대가 여성 총리를 얼굴 마담으로 내세운 후 임기 말 국정을 장악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며 의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이희호 여사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태세다. 이여사가 장총리서리를 적극 추천했고, 그 때문에 검증 절차가 대충대충 넘어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장총리서리가 이여사와 각별한 사이라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학교 동문인 데다 젊었을 때 여성계 활동을 함께 했고, 이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랑의 친구들’에 장총리서리가 이사로 올라 있다. 1999년 김대통령 부부가 6·15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갈 때도 동행했었다.


김대통령은 7월15일 장총리서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날 한나라당은 인사하러 가겠다는 장총리서리에게 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총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샅바 싸움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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