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회복 이뤘으니 다음은 손해배상?
  • 나권일 (nafree@sisapress.com)
  • 승인 2003.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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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 친인척 문제를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3급 행정관으로 일했던 국중호씨(51)는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당시 동교동계 정치권 출신 행정관으로서 잘 나갔던 국씨는 2001년 8월13일, 난데없이 인천국제공항 유휴지 개발 사업자 선정 사건에 연루되어 체포되었다. 국씨는 청와대에서 쫓겨났고, 공무를 수행하며 취득한 기밀을 외부에 누설하고 뇌물 2천 달러를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되었다.

국씨는 그러나 2년 동안 재판을 거치면서 뇌물 수수와 공무상 비밀누설·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에서 속속 승소하면서 평범한 청와대 직원이었던 국씨는 ‘정권 실세와 검찰 수뇌부가 만들어낸 희생양’으로 인식되었고, 그를 옭아맸던 인천국제공항 유휴지 개발 사건은 도리어 국씨를 유명 인사로 만들었다. 국씨의 고향인 전북 완주에서는 억울하게 당했으니 선거에 나서라고 채근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국중호씨는 “권력 실세에게 밉보이고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 때문에 억울하게 당했다. 고향에서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면 인천국제공항 사건이 내 인생에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씨는 자신을 비리 혐의자로 만들었던 검찰과 언론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완전한 명예 회복을 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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