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정기 차 한잔에 담았어요”
  • 안철흥 ()
  • 승인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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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희씨(42)는 20대 초반에 패션 모델 겸 통기타 가수로 활동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직접 회사를 차려, 한때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여성지 지면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임파선 암 말기로 쓰러지면서 그녀의 인생도 바뀌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으로 내려간 그녀는 대체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날 이후, 어머니는 3년을 못 넘기고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는 10년 이상을 산에서 살고 있다. 그 사이 관심 영역도 대체의학에서 자연식으로, 산야초 채집과 차 만들기로 점점 살을 보태왔다.

“시장에 중국 차가 쏟아져 나오는데, 녹차를 제외하고는 우리 잎차가 거의 없어요. 우리 몸은 우리 자연과 분리될 수 없는데 안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직접 채집한 산야초로 차를 만들어보게 됐지요.”

그녀는 5전 전부터 ‘건강을 위한 산야초 모임’을 만들어 산야초차 보급에 나서고 있다. 그러는 사이 백초차·백화차·칡꽃차·으름차·연잎차·뽕잎차·인동초차 등 수십 가지가 넘는 차를 우려냈다. 그녀가 최근 펴낸 <지리산에서 보낸 산야초 이야기>(화남)에는 이런 그녀의 삶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산야초를 캐러 다니느라 결혼도 잊었다는 그녀는 현재 해발 8백m가 넘는 지리산 피아골 자락에서 산골 주민 다섯 가구와 이웃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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