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노천 온천탕 명소 5곳
  • 글·사진 柳然太(여행 작가) ()
  • 승인 199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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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노천탕 명소 5곳/풍경 즐기며 피로·시름 말끔히
한 겨울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추위와 함께 세상살이 시름도 절로 녹는다. 눈 오는 날 온천욕을 즐기며 설경에 취하는 맛도 그만이다.

따뜻한 온천욕이 그리운 계절이다. 여행을 하다 온천에 들러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운전으로 생긴 피로까지 말끔히 가신다. 더구나 그곳이 노천탕이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맨몸으로 눈을 맞고 나무에 쌓이는 백설을 감상하는 노천탕 목욕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올 겨울 가볼 만한 노천탕 다섯 군데를 소개한다.

온양관광호텔 노천탕

지금은 아산시로 이름이 바뀐 온양은 온천을 한 번도 다녀오지 못한 사람도 이름을 알 만큼 유명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전국 곳곳에 온천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온천 1번지’라는 명성이 많이 퇴색했다.

최근 들어 이곳이 다시 각광받기 시작한 데는 노천탕의 역할이 크다. 특히 온양관광호텔(0418-545-2141) 노천온천탕은 국내에서 처음(1990년 7월) 개장한 곳이다. 온양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이곳은 잘 조경된 주변 환경 속에서 온천 수증기로 몸을 감싸며 세속의 근심과 시름을 잊고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높이 10m인 인공 폭포에서 쏟아져내리는 물줄기 또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 그만이다. 노천탕은 오전 6시30분부터 개장하며, 대중 목욕탕 표를 끊으면 이용할 수 있다. 입욕료는 어른 4천원, 어린이 2천5백원.

39개의 온천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양의 온천수는 수량이 풍부하고 적절한 수온(섭씨 44∼57도)을 유지한다. 지하 1백24~2백80m를 판 온천은 단순천으로 피부 미용과 위장병·빈혈·부인병·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목욕을 끝낸 후에는 호텔 뜰 앞에 선 신정비와 영괴대를 찬찬히 살펴볼 만하다.

●가는 길: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천안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 아산시를 향해 서쪽으로 달린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탄다면 포승 임시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아산만 방조제를 넘어 아산 쪽으로 내려간다.

●주변 명소:아산 시내 온양민속박물관이나 예산의 추사(秋史:김정희) 고택과 백송, 아산시 배방면 중리의 맹씨 행단, 외암리 민속 마을 등을 연계해 다녀오면 좋다.

아산 온천호텔

온양관광호텔에서 북쪽으로 올라가 아산시 음봉면 신수리에 자리한 아산온천호텔(0418-41-5526)에 가도 노천 목욕을 즐길 수 있다. 3년 전 개장 할 때에는 숙박시설을 갖추지 못했으나 얼마 전 한실과 양실로 구분된 객실, 세미나실, 커피 라운지 등을 만들면서 이용객이 부쩍 늘었다.

아산 온천에서 눈에 띄는 것은 1천 5백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온천장. 궁전같이 화려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즐기다가 수령 3백년 이상 된 노송나무 원목만 사용해 지은 노송나무탕에 들어가면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노송나무 원목은 살균 작용도 하는 히노키타오르라는 물질을 많이 함유해, 그윽한 나무 향기에서 삼림욕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업주측은 설명한다. 노송나무탕을 나와 노천탕으로 옮기면 또 한번 이색적인 목욕의 즐거움을 맛본다.

아산 온천의 온천수는 인체에 유익한 광물질 20여 가지를 포함한 알칼리성 중탄산 나트륨 천으로, 피로 회복과 관절염·고혈압·위장병·신경통에 효과가 있고 세포 재생도 도와준다고 한다. 입욕료는 어른 5천원, 어린이 3천원이다.

●가는 길:온양 버스 터미널에서 온양역을 거쳐, 아산온천행 버스를 탄다.

●주변 명소:충무공 묘소와 현충사, 아산만 방조제 등이 가볼 만하다.

경기 이천 미란다호텔·설봉호텔

이천은 예로부터 도예뿐 아니라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조선 초기부터 양수영천으로 불렸고 일제 시대에는 ‘약수 목욕’이라는 목욕탕이 세워졌었다. 이곳 온천수는 신경 계통 장애에 효력이 뛰어난 단순천으로 물이 투명하고 맛과 냄새가 없다. 염화칼륨과 마그네슘 성분이 들어 있는 알칼리성으로, 특히 나트륨 함량이 전국 온천 중에서 가장 많아 피부병이나 신경성 질환, 부인병에 잘 듣는다고 소문이 나 있다. 또 눈병·만성 습진·비듬 등 자잘한 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온만 적절히 조절하면 온천 물을 마셔 위장병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미란다호텔(0336-33-2001)이나 설봉호텔(0336-635-5701) 등은 제대로 시설을 갖춘 온천장이다. 미란다호텔의 온천 입욕료는 어른 5천3백원, 초등학생 이하 3천5백원. 온천 수영장까지 함께 이용하면 어른 7천7백원, 초등학생 이하 5천5백원이다. 설봉호텔 온천 이용료는 어른 5천5백원, 초등학생 이하 3천5백원이고 온천수영장 입장료는 어른 3천9백원, 초등학생 이하 2천9백원이다.

●가는 길:이천 도예촌에 들렀다가 가려면 중부 고속도로 곤지암 인터체인지를 거쳐 3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간다. 동쪽의 여주 신륵사나 영릉부터 방문하고 온천욕을 하고 싶다면 영동 고속도로 여주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 관광을 즐긴 후 여주와 이천을 잇는 42번 국도를 탄다.

●주변 명소:자녀를 동반한 나들이라면 여주의 영릉이나 신륵사, 목아불교박물관, 고달사터 등과 연계해 다녀오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북 청도 용암온천

경상북도 청도의 용암온천(0542-71-5500)은 95년 2월 개장할 때부터 노천탕도 함께 설치했다. 남성용 노천탕과 여성용 노천탕을 따로 갖추었다. 또 각 노천탕에 냉탕과 온탕을 따로 마련했다. 용암 온천수는 유황 성분이 많고 피로 회복, 피부 미용, 노화 방지, 성인병 예방과 관절염·천식·빈혈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온천수가 개발된 데는 한 가지 재미있는 전설이 서려 있다. 옥황상제의 심부름으로 동해 용궁에 내려왔던 쌍룡 중 1 마리가 동해 절경에 취해 여의주를 떨어뜨리고 깊은 상처를 입은 채 헤매다가 이곳 가마골 골짜기의 용천수에 몸을 씻고 바위에 올라가 9일 밤낮 죄를 빌었다는 것이다. 바로 그 용천수 전설에 착안해 온천을 개발한 것이다. 입욕료는 남자 4천3백원, 여자 4천원이고 개장 시간은 오전 6시~오후 10시이다.

●가는 길:경부 고속도로 경산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 경산 시내로 간 다음 25번 국도를 타고 청도 방면으로 내려가다 남성현 고개를 넘으면 5분 거리에 있다. 대구 남부 터미널에서 청도행 버스를 타고 남성현에서 내려도 된다.

●주변 명소:가지산 운문사와 억새로 유명한 화왕산, 밀양 표충사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경주 현대호텔 온천 수영장

경주의 호텔 현대는 92년 7월 개관하자마자 자체 개발한 온천수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야외 온천 수영장을 연중 무휴 운영하고 있다(0561-748-2233, 수신자 부담 예약 전화 080-234-2233). 실내 수영장과 야외 수영장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실내 수영장에 싫증이 나면 언제든지 야외 수영장으로 헤엄쳐 나가 보문호수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지하 4백50m에서 뽑아올린 호텔 현대의 온천수는 수온이 섭씨 30도 안팎이며 중성에 가까운 약알칼리성 온천수이다. 피부 진정 작용과 류머티즘·피부병·소화기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실내외 온천 수영장 입장료는 성인 7천5백원, 어린이 6천원이다.

●가는 길:경주 시내에서 보문관광단지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면 쉽게 현대호텔을 찾을 수 있다.

●주변 명소:여정이 넉넉하다면 감은사터나 문무대왕 수중릉에 다녀온다. 경주 보문단지에서 4번 국도를 타고 추령 고개를 넘어 동해로 나서면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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