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그가 처음 붓을 손에 든 것은 56년이다. 프랑스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당시 파리에 와 있던 김흥수·이성자 화백과 교류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61년 제5회 현대미술작가 공모전에 입선한 뒤로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68년 이후 20년 가까이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87년 정년 퇴임한 후 다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개인전과 그룹전에도 꾸준히 작품을 출품해 왔다.
이제 전업 화가 생활을 하는 그한테 화려했던 외교관 생활은 오히려 핸디캡이다. 사람들이 자기를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외교관’정도로 인식하는 선입견의 벽이 두텁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그는 더욱 열심히 그림에 몰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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