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평론> 초대 편집장을 지낼 정도로 출판업계에서 잘 나가던 그는 서점이 부도 나는 바람에 지난 2년 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사랑방문고의 전신인 일신문고가 1998년 2월 모그룹의 부도로 무너지면서 서점의 이사를 맡고 있던 그가 회사의 대표가 되어 동분서주했던 것이다. 박씨를 포함한 모든 사원이 상여금과 휴일을 반납했고, 함께 일하던 동료를 해고하면서 퇴직금을 주지 못해 난생 처음 노동청에 고발되는 시련도 겪었다.
박시종 대표는 최근 사랑방문고를 6백50평의 초대형 매장으로 확장 이전해 개장했다. 일반 도서와 음반은 물론 문구와 팬시를 갖추고, 시민이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룸과 카페까지 서점 안에 배치했다. 서울의 대형 서점처럼 유명 작가들을 초청해 팬사인회와 독서감상문 공모전도 열고, 구매 금액의 10%를 독서장려금으로 되돌려주는 사은 행사도 가졌다. 부도로 쓰러진 서점이 2년 만에 오뚝이처럼 일어나 분점 2개를 갖춘 호남 최대의 문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서점은 이제 단순한 책방이 아니다. 서점은 지역 사회의 문화 진지(陣地) 역할을 해야 하는 문화 기업이다.” 부도의 아픔을 딛고 사원들의 자력으로 발돋움한 사랑방문고 박시종 대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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