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많이 찾아와야 할 한약방을 한갓진 시골에 마련할 정도로 번잡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연씨는, 옛 서당 친구들 손에 이끌려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서울대 권오승, 전북대 김기현, 전북대 이종민 교수가 30년 전 부여의 곡부리 서당에서 함께 글을 읽던 친구들. 연씨가 그동안 남몰래 처지가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 온 것을 알고 내친 김에 틀을 만들자고 일을 꾸민 것이다. 올해는 중국과 베트남 유학생을 포함해 총 7명에게 장학금을 주었다.
연씨는 서당에서 한문에 눈을 뜬 뒤 의서를 접하면서 한의학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는 "〈고문진보〉와 같은 귀한 글 맛을 모르고서야 한자 문화권에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나와 인연이 닿은 학생들이 한국의 고유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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