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의 편지 | 우린 아직 충분히 울지 않았다

비록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고매한 인품을 지닌 성직자들의 남다른 언행에는 마음이 저도 모르게 끌리게 됩니다. 그들은 신자·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에게 지혜로운 삶의 방향을 일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도 그런 분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이미 고인이 되었음에도 아직 많은 사람이 그분이 남긴 숭고한 행적들을 기억

시론 | 곤경에 빠진 박영선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유가족과 야당 내부의 반발로 백지화됨에 따라 가을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만나 당초의 야당안보다 후퇴한 특별법안에 합의해준 데서 시작됐다. 원래는 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고 특별검사를 유

性과학 | 유혹의 기술 최종 병기는 애무

지구상의 모든 생물, 즉 작은 미물도 이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조건에 맞는 이성을 만나 마음을 얻고 싶은 것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본능이다. 남자든 여자든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리는 기술 중 하나는 바로 유혹. 사람이나 동물은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동원해 서로를 유혹한다. 유혹의 기술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동식물의 세계로 거슬러

Book | “거칠게 한판 살다 가는 거다, 인생 뭐 있나?”

천명관 작가(50)는 총천연색 영화를 찍고 있다. 그런데 이번 소설집은 오래된 흑백영화 같다. 혹은 총천연색 필름을 쓸 여력이 없어 오래된 흑백 카메라로 찍은 단편영화 같다. 소설집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기억은 현실에서 남들에게 보이는 것보다 칙칙하다. 보이기 싫은 일상까지 추적한 작가의 집요한 관찰 혹은 상상 탓이다. 그가 늦깎이로 매달리고 있는 영화는 어

TV속으로 | 강호동·유재석 “내가 누군데…” 머쓱

최근 지상파의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을 보면 실로 참담할 정도다. 지상파 3사 주중 예능 프로그램을 통틀어 10% 이상의 시청률을 내는 건 SBS <정글의 법칙>(13.2%, 7월18일 닐슨)이 유일하다. 주중에,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는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 상한선은 6%대까지 떨어졌다. 한때 일반인 출연 토크쇼로 10%대의 시청률을 냈던

맛을 찾아서 | [New Books]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사회가 발전하고 기술 역시 고도로 발달하면서 ‘실수’나 ‘사고’에 대비하는 안전장치 또한 눈부시게 진화했다. 조립 라인의 수많은 공정 중에서 한두 가지가 잘못된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이미 그만한 사고에 대비하는 안전장치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전장치들이 오히려